박지현 “그냥 보자마자 눈물, ‘초현실적이다’ 이야기 외려 ‘초현실’”

2023. 9. 1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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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이전의 이념이나 생각이 변한 것은 없다” 강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의 농성장을 찾아 눈물을 보인 데 대해 “그냥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며 “너무 수척해진 모습을 눈앞에서 마주하니까 울컥해서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조금은 의견이 다르더라도 같은 길을 걷는 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해 염려되는 마음으로 찾아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서 단식의 (일정) 시기를 넘긴 사람을 볼 때, 눈앞에서 직접 봤을 때 눈물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라며 “‘초현실적이다’ 이야기 하는 게 오히려 초현실적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농성 천막에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비대위원장은 단식농성장에서의 눈물 이후 당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태도가 변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지만 이전의 이념이나 생각이 변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계속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이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저러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면 얼마나 더 많이 희생될까 겁이 난다. 그런 측면에서 이 대표와 함께 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여당의 ‘방탄 단식’ 주장에 대해선 “검찰이 기소권을 추석 민심 잡기를 위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 단식의 계기가 된 건 ‘홍범도 흉상 철거’ 아닌가 생각 들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간절하면 이렇게 장기가 괴사하는 상황까지 와서 단식을 이어가실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내로 이 대표에 영장을 청구할 경우 민주당의 체포동의안 가부결 선택에 대해 “불체포 특권은 특권이지만 검찰의 수사 기소권도 특권”이라고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원칙적으로는 불체포 특권에 대해 반대해왔고, 이 대표도 그렇게(불체포 특권 포기) 말씀하신 바 있다”면서도 “단식하고 있는 사람에게 불체포특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에) 당당히 맞섰으면 좋겠다”며 “검찰이 추석을 앞두고 정치적 여론을 의식해 체포 영장을 발부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앞에 떳떳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떳떳한 야당, 강한 야당으로 비치지 않을까”라고 당부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내년 총선 출마 준비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출마 고민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아직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서 추석이 지나면 명확히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진중권 광운대 교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잇따라 박 전 비대위원장의 눈물을 비판하고 나섰다.

허 의원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국민들이 이 장면을 보고 안 웃을거라고 생각한 그 무딘 현실감각에 감탄하고 간다”며 “이게 울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이 대표와의 사담까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비난할 때는 언제고 느닷없이 나타나 눈물 흘리고 회복식 만들어준다고 하면 어느 국민께서 수긍하실까”라며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로 피눈물 흘리는 국민들이 이 눈물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실까”라고 했다.

진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박 전 위원장이 줄곧 이 대표를 비판하는 거승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로테스크(괴기)하다”면서 “공천받으려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비명계 조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중간 단계 없이 갑자기 저렇게 급반전되니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초현실적이고 좀 그로테스크해 보였다”고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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