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도 구위도 좋았던 류현진, '전 동료' 코리 시거에 당했다

권혁준 기자 2023. 9. 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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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제구에,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4월11일 텍사스전에 등판해 시거를 상대했는데 2번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석에선 시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4회초엔 선두타자로 나선 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 안타는 시거의 개인 통산 1000안타였고, 류현진은 '전 동료'의 기념구를 직접 텍사스 덕아웃에 던져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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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까지 노히트 이어가다 4회 시거에 안타 후 투런포 허용
6회에도 실점 빌미 2루타…시거, 통산 1000안타에 3안타 맹위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날카로운 제구에,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이날 피칭은 텍사스 레인저스 타선을 요리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전 동료' 코리 시거를 넘지 못하면서 복귀 후 첫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에도 아쉬움을 삼키고 말았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동안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0-3으로 뒤지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시즌 3패(3승) 위기에 몰렸다.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정확하게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의 이날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복귀 후 8번째 경기 만에 6이닝을 채웠고, 퀄리티스타트는 지난해 5월21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1년4개월만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 선발 맥스 슈어저와의 투수전 흐름이었는데 먼저 3실점을 허용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리고 실점의 시작에는 모두 시거가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를 선보였다. 볼넷을 단 한 개뿐이었고 탈삼진은 5개였는데, 5개의 삼진 중 4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정교한 제구와 절묘한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얼어붙게 만든 셈이었다.

제구가 뒷받침 되니 구위도 상대적으로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시속 90.6마일(약 145.8㎞)을 최고 구속으로 찍었다. 강속구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앞선 경기들에 비해 높은 구속이 찍혔고, 커브, 체인지업과 어우러지며 상대 타자들을 묶을 수 있었다.

문제는 시거였다. 시거는 지난해부터 텍사스에서 뛰며 간판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시거는 이적 전인 2021년까지는 LA 다저스에서 뛰었다. 2019년까지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던 류현진과 4시즌이나 함께 했다.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 AFP=뉴스1

투타 맞대결은 이번이 두 번째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4월11일 텍사스전에 등판해 시거를 상대했는데 2번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시거는 컨디션이 좋은 류현진을 공략해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석에선 시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했으나 4회초엔 선두타자로 나선 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3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던 류현진의 첫 피안타였다.

시거가 기본적으로 초구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류현진이 3회까지 공격적인 투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온 것을 이용한 노련한 공략이기도 했다. 이 안타는 시거의 개인 통산 1000안타였고, 류현진은 '전 동료'의 기념구를 직접 텍사스 덕아웃에 던져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거의 안타가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어진 타석의 로비 그로스먼도 초구를 노리고 들어왔고 이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이 됐다.

시거에게 맞은 안타와 그로스먼에게 맞은 홈런 모두 실투라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초구 노림수'에 당한 셈이었다.

4회와 5회를 잘 넘긴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복귀 후 최다 이닝을 노렸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또 다시 선두타자가 시거였다. 시거는 우익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날렸고 토론토 우익수 조지 스프링어가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뒤로 빠지면서 2루타가 되고 말았다.

이는 결국 실점의 빌미가 됐다. 류현진은 1사 후 미치 가버에게 안타, 요나 하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3실점째를 내줬다.

6회를 채우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지만, 2실점과 3실점의 차이는 크게 느껴졌다. 상대 투수 슈어저가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시거는 류현진이 내려간 이후에도 토론토 투수를 괴롭혔다. 그는 7회 또 한 번 1타점 2루타로 3안타를 완성했고 점수차를 벌렸다.

LA 다저스 시절 함께 했던 류현진(가운데)과 코리 시거(왼쪽). ⓒ AFP=뉴스1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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