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차례상 비용 '역대 최고'…쌀·밤 등 가격상승 견인

이연우 기자 2023. 9. 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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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악화 등 영향... 쌀·밤 등 가격상승 견인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뉴스 제공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기상악화 등을 이유로 또 다시 ‘고물가’ 여파를 맞았다.

다만 전통시장은 대형마트보다 평균적으로 30.5% 저렴한 편이었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가량 앞두고 전국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을 조사, 그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의 경우 지난해보다 9천원(3%) 오른 30만9천원, 대형마트의 경우 7천990원(2%) 오른 40만3천2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차례상 물가가 소폭 상승하긴 했어도 지난해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 설에 이어 이번 추석 차례상 물가 또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셈이어서 여전히 ‘고물가’ 영향은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

다만 품목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와는 정반대 양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추석 때 가격 상승의 주범이었던 채소류는 올해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쌀과 밤은 생산량이 감소하며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나물류‧채소류’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기상악화로 이례적인 가격 상승을 보이다가 올해는 물가 방어에 크게 일조했다. 여름 악천후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나, 늦은 추석에 장마 이후 날씨가 안정된 덕분에 품질이 회복되고 공급량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지난해 가격이 크게 내렸던 ‘쌀’은 올해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소치를 기록할 만큼 벼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여름철 극심한 호우에 가을장마, 태풍과 폭염 등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한국물가정보 제공

특히 올해는 가격변화가 크게 없는 수산물류와 공산품에서도 변동이 있어,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수산물류’ 중 수입량이 감소한 조기와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급감한 다시마 가격 등이 오른 상태다.

아울러 ‘과일류‧견과류’는 올해 이른 장마로 착과율(과실나무에 과일이 열리는 비율)이 떨어져 가을철 과일 가격대가 높게 형성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가 여름 전부터 나왔었다. 여름 이후 추석을 앞둔 현재, 전망대로 전년 대비 가격대가 껑충 뛰었는데 특히 배보다는 사과 가격이 크게 올랐다. 견과류의 밤 역시 악천후로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뛰었다.

이에 대해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올해 추석은 비교적 늦은 편이지만 여름철 기상악화로 아직은 생산량이 적어 가격대가 높으니, 햇상품이 본격적으로 출하된 후 가격대가 안정되고 나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1일 추석 차례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요 성수품 공급 확대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역대 최대 규모로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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