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에 ‘군사’ 얻고 시진핑에 ‘경제’ 손짓…김정은의 중러 간 ‘등거리 외교’ [북러, 위험한 만남]
김정은 “러시아 전략적 중요성 뚜렷한 표현” 이라지만
중국과 경제협력 더 절실…러시아 움직여 중국 끌어내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이번 북러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무기기술을 얻고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하는 투트랙 외교를 구사하겠다는 전략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첫 외국 방문으로 러시아를 선택하며 푸틴과 밀착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전체적으로는 전략적 모호성을 극대화하면서 중국을 움직이려는 구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열리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얻으려는 비교적 명확한 목적성을 띤다. 이와 달리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가져올 ‘성과’는 현재까지 뚜렷하지 않다. 김 위원장 방러 수행단 면면을 통해 정찰위성, 핵추진잠수함과 경제협력과 식량 지원, 북한 노동자 파견 문제 등까지 의제로 거론된다.
북한 군사분야 안보 전략가인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방공에 필요한 S400 미사일(러시아판 사드), 정찰위성 기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핵추진잠수함, 소형 원자로, 초음속미사일 발사기술, 핵탄두 소형화 기술 등 러시아로부터 받고 싶은 것이 많다”며 “전술핵 다종화, 다양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받고 첨단무기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협상 조건에 맞지 않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전쟁을 장기화해 소모전으로 갈 경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포탄이 절실하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오전 6시 러시아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해 러시아 측과의 환담에서 “세계적인 공공보건사태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러시아연방에로의 길에 오른 것은 조로(북러)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뚜렷한 표현”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말대로 북한은 러시아와 밀착하며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고지’들을 점령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적인 우방국인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먼저 찾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러시아와 북한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북중 사이에는 미묘한 관계 변화가 보이고 있다. 중국은 7월27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에 서열 24위인 리훙중(李鴻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냈고, 9월9일 정권수립 75주년에는 류궈중(劉國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가 대표단으로 방북했다. 2018년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에는 권력 서열 3위의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방북했던 것에 비춰 격을 낮춰서 보냈다.
북한 역시 중국 대표단을 환영하면서도 섭섭함을 감추지 않았다. 전승절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복도에서 전달받았고, 9월10일 러시아로 출발 예정인 김 위원장이 전날 열린 중국 대표단 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은 러시아보다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중러 간 ‘등거리 외교’를 구사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국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결국 중국으로부터 받아내야 할 것이 많다는 평가다. 2018년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면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96%를 넘는 상황은 북한에도 위기감이 있어 러시아와의 어떤 형태의 경제협력도 북한에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사이의 일(按排)”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3자 역동은 서로가 서로를 절대 믿지 않는 상황에서 관계의 밀착 정도를 통해 상대편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더 받아내는 전략”이라며 “현재 북한이 일부 등거리 외교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러의 국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여전히 비대칭적이다”라고 내다봤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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