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섬 1뮤지엄' 박우량 신안군수 "주민들 100년 먹거리 마련"

김태성 기자 2023. 9. 1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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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섬] 컬러마케팅 등 통해 세계적 관광지 부상
"소외된 작은 섬, 독특하고 의미 있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박우량 신안군수 2023.9.1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신안=뉴스1) 김태성 기자 = 전남 신안군이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 재정자립도 최하위권 등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가고 싶은 섬' 사업과 연계한 사계절 꽃피는 섬, '1섬 1뮤지엄(미술관·박물관)' 건립 등 차별화한 도서행정을 통해 신활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섬마다 특색을 살린 독특한 컬러 마케팅과 문화예술에 중점을 둔 적극행정으로 괄목할 만한 관광객 증가와 주민소득 증대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가고 싶은 섬' 사업, 예술섬 조성 등과 관련해 박우량 신안군수로부터 들어봤다.

―신안군의 특징과 군정의 중점방향을 소개한다면.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신안군은 국내 최대 규모의 광활한 갯벌과 전국 천일염의 80%를 생산하는 넓은 염전 등 풍부한 자원과 아름다운 다도해 자연풍광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 추상화가인 김환기 선생의 생가가 있는 안좌도, 300여년의 토지탈환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의도, 중국 송원대 해저유물이 발견된 증도 등 섬마다 특유의 문화유산이 있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평생연금 수혜지역을 확대해 나가고, 친환경농수산업 육성으로 군민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특히 미래 산업인 문화·예술 관광과 유엔 등 세계가 인정하는 '1섬 1미술관(박물관)'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도초도에 대지미술관, 비금도에 바다미술관, 자은도에는 인피니또 조각미술관, 안좌도에 플로팅 뮤지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여한 뮤지엄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숲이 울창한 섬, 사계절 꽃피는 섬'사업을 확대해 읍면마다 특색 있는 공원, 개성 있는 정원도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외 여행객들이 어느 시기에 신안에 오더라도 꽃과 나무를 볼 수 있도록 '사계절 꽃피는 1004섬 조성사업'과 '섬 공원화사업'을 역점으로 1도(島) 1정원을 조성, 관광명소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름 대표 정원인 도초도의 환상정원과 수국공원은 수령 60∼100년 된 팽나무 760그루와 수국 100만 본을 심어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갯벌, 해안, 무인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친환경 세제 보급을 확대하고, 유네스코 생물보전지역 관리센터를 건립하겠습니다.

신안 안좌도 플로팅뮤지엄 조감도 (신안군 제공)/뉴스1

―'가고 싶은 섬'사업 추진상황과 그에 따른 신안군의 변화는.

▶우리나라 섬의 60%를 보유한 전남도가 소외된 작은 섬들을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시작한 것이 '가고 싶은 섬' 사업입니다.

2015년부터 시작, 섬당 40억~50억원씩 투입하며, 섬별로 주제를 정해 체험프로그램 발굴, 마을식당, 마을 펜션, 폐교·마을회관 리모델링, 마을 환경정비, 섬 둘레길 조성 등 관광 자원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신안군은 반월·박지도, 기점·소악도, 우이도, 선도, 옥도, 고이도 등 6개 섬이 선정됐습니다.

온통 보랏빛 '퍼플섬'으로 유명한 반월·박지도는 도비와 군비 40억원을 들여 사계절 보라색 꽃이 피는 특색 있는 마을 경관 조성으로 관광객이 급증하고 주민소득이 증대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202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세계관광기구 총회에서 '제1회 유엔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됐고, 한국관광공사로부터 '한국 관광의 별' 본상도 수상했습니다.

'섬티아고' 순례길로 알려진 기점·소악도는 '순례자의 섬' 조성을 위해 도·군비 45억여원을 들여 순례길 12㎞와 12사도 작은 예배당, 브랜드·환경 디자인, 무인카페 겸 쉼터, 노둣길 복원, 유채·수국 경관단지 조성 등을 추진, 한 해 방문객이 5만명이 넘는 등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신안 퍼플섬 퍼플교 (신안군 제공)/뉴스1

―섬마다 특성 있는 컬러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내용과 변화는.

▶신안군은 섬마다 다른 테마와 메시지를 담은 컬러마케팅을 추진함으로써 관광객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의 활성화와 발전을 이뤄내고 있습니다.

2015년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반월·박지도의 경우 주민들이 보라색 꽃이 피는 왕도라지를 많이 재배하고 보라색 꽃을 피우는 풀꽃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 '퍼플섬'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모아 추진하게 됐습니다.

2019년부터 두리마을, 박지마을, 반월마을 집 지붕을 보라색으로 채색했고 라벤더 12만주, 아스타 24만주, 아네모네 10만주를 심어 섬을 보랏빛으로 물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창고의 벽이나 앞치마 심지어 식기와 커피잔까지 보라색으로 만들었습니다.

퍼플섬을 공표한 지 100일 만에 약 7만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고, 이전에는 외지인 발길이 없던 섬에 하루 평균 약 7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도읍 선도는 160여 가구 약 270명이 사는 작은 섬으로 노란색 수선화의 섬입니다. 2019년부터 주민들이 수선화를 심기 시작해 현재까지 섬 전체 밭 면적 10%에 27개의 주품종과 세계품종 100여종을 심었으며 그 숫자는 약 100만구 이상입니다.

병풍도 마을의 지붕도 맨드라미로 연상되는 붉은색으로 채색했으며, 섬 맨드라미축제는 인구 100여명이 사는 작은 섬에 열흘간 1만여명 가까이 찾아온 병풍도의 기적을 보여준 축제입니다.

2023 대한민국 문화의달 행사가 10월20~22일 신안 자은도에서 열린다. (신안군 제공)

―'1섬 1뮤지엄' 추진 현황과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참여 내용을 소개한다면.

▶군 역점사업을 꼽자면 바다위의 정원에 문화·예술이 꽃피는 섬, '1섬 1뮤지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은 세계 유명작가들이 참여하는 뮤지엄 5개를 포함, 26개소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만드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현재까지 26개소 중 15개소는 완료해 운영 중이고 11개소는 추진 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스위스출신의 건축거장 마리오 보타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조각가 박은선 작가의 콜라보로 자은도에 인피니또 뮤지엄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5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미술의 거장들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많은데 2024년 2월에는 김환기 작가의 고향인 안좌도에 야나기 유키노리가 설계한 플로팅 뮤지엄이, 도초도에는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의 작품인 대지의 미술관이 개관할 예정입니다.

비금도에 세계적인 철 조각가 안토니오 곰리의 작품인 바다의 문화시설이 들어서며,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는 국내 정치인들의 인물사진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정치 인물사진 뮤지엄이 2024년 5월에 개관합니다.

신의도에는 민중화가 홍성담이 참여한 동아시아 인권평화 미술관이 2024년 12월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

신안군(군수 박우량)은 지난 5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신안갯벌이 '2023년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대상'의 세계자연유산 부문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신안군 제공)/뉴스1

―1섬 1뮤지엄의 기대효과는.

▶1섬 1뮤지엄은 우리 군의 귀중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활용해 섬 위에 독특하고 의미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국의 갯벌 중 85%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신안에 속합니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종의 동식물은 2170여종에 이르며, 이러한 생태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연안 환경 미술행동 전시와 신안자생식물전시 등 행사를 둔장마을 미술관과 신안자생식물뮤지엄 등에서 다양하게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1섬 1뮤지엄은 지역 주민들에게 신안의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높여줄 것입니다. 바다 위의 뮤지엄은 섬의 특성을 살려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문화·예술을 선보이며,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가고 싶은 섬 사업'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데 지속적인 섬 개발 추진과정에서 앞으로 과제가 있다면.

▶가장 큰 위협요인은 인구소멸일 것입니다. 많은 섬들이 무인도화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수천년 이어져 온 섬의 역사와 문화가 단절될 위기에 직면해 있어 섬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범정부 차원의 정책들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섬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해변, 역사유적 등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어패류, 해조류, 광물 등 해양자원을 제공하며 국가의 영토적 경계 형성 등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공간입니다.

섬의 정주여건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과 통신의 획기적인 발달은 섬의 미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드론산업과 위그선(물위를 스치듯 날아가는 빠른 배)과 같은 첨단 교통수단의 도입은 섬과 육지 간 이동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며, 섬의 경제 활성화와 정주 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지속적인 섬 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섬의 환경개선과 소득기반 시설 확충, 관광자원화 등 섬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섬으로 만드는 것인 만큼 정부와 전남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합니다.

지난 5월 신안군 햇빛아동수당 첫 지급행사 (신안군 제공) /뉴스1

―열악한 군 형편상 문화·예술 섬을 조성하면서 예산과 전문 인력 확보 등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신안군은 전국에서 재정 자립도가 최하위권에 속하며 지방소멸 위험이 제일 높은 곳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열악한 사정 속에서도 문화·예술이 꽃피는 섬을 만들기 위해 여러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남이 가지 않는 길, 문화·예술이 꽃피는 섬 추진을 통해 신안군 방문객 692만명, 퍼플섬 40만명, 뮤지엄 파크 3만명 등 컬러마케팅과 문화·예술, 정원 사업을 통한 성공적인 사업성과에 따른 방문객과 생활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지표를 내세워 많은 국가 공모사업에 선발돼 2023년도 국비와 도비를 전년보다 800억원이 많은 4200억원을 확보해 사상 최대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전문인력 확보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지난 4월 출범한 예술섬 문화재단을 통해 1섬 1뮤지엄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운영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문 학예팀을 구성, 레지던시 시설 조성과 국내외 작가 초청 등을 통한 문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예정입니다.

박우량 신안군수 2023.9.13/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군수의 행정 추진 방침과 직원들과 소통 방법 등을 소개한다면.

▶'희망이 샘솟는 신안'이라는 슬로건으로 우리지역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발전과 혁신을 추구하는 데 군정의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안만이 가진 것들과 햇빛, 바람 등 고유의 자원을 활용, 군민들이 향후 100년 동안 먹고 살 수 있는 기회의 땅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문화예술의 섬, 사계절 꽃피는 섬을 만들고 친환경 고소득 전략사업 집중 육성, 세계적인 해양생태의 중심 신안 조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통한 기본소득 확대, 섬에서도 균등한 복지실현, 명문교육 육성, 맞춤형 교통복지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직하고 투명한 행정 실현,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고민하며 지역사회의 미래를 구상하고, 환경보전과 사회적 공정성을 중시하는 가치들을 바탕으로 지역주민들의 행복과 번영 실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으로 행정 추진에 필요한 창의성과 역량을 함께 나누고 주기적인 회의와 소통의 자리를 마련, 의견을 수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hancut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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