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망교사, `학폭 가해자`로도 몰려...10개월간 수사 받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가운데, 12일 오후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가 대전 유성구에서 운영 중인 가게 앞에 학부모를 비판하는 내용의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독자 제공. 대전=연합뉴스]

악성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대전 사망교사' A씨가 아동 학대로 고소되기 전 '학교폭력(학폭) 가해자'로도 몰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부모 B씨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혼내는 등의 행위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 학폭 신고까지 한 것이다.

13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9년 12월 2일 "교사 A씨가 아동학대를 했다"며 학교폭력 신고를 했다.

B씨는 A교사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를 혼내는 등의 행위가 아동학대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학교 측은 같은 달 12일 학폭위를 열었다.학폭위는 B씨 자녀에겐 심리상담 조치를 내렸지만, A 교사에 대해 '해당 없음' 결정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학폭위는 학생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 등에 대해 처분을 내리지만, 성인인 교사는 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당시 B씨는 A교사가 학폭위 처분 대상이 될 수 없는 데도 신고를 강행하면서, 분리 조치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씨는 다시 A씨의 행동을 문제 삼아 결국 경찰에 신고까지 했고, A 교사는 10개월간의 수사기관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A씨 남편은 "아내가 학부모들한테서 고통을 받아왔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며 "저 역시 이를 지켜보면서도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