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반도체 수직계열화 '담금질'…"떼고 합친다"

이인준 기자 2023. 9. 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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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직 계열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C의 반도체 소재사업 투자사 SK엔펄스는 반도체 전공정 기초소재인 웨트케미칼사업과 세정 사업을 매각한다.

SK엔펄스 관계자는 "미래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고부가 소재와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KC는 지난 7월 인베스터데이에서 2027년까지 회사의 3대 핵심사업인 반도체 소재에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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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둔화에도…사업 '넣고 빼고' 미래 준비 한창
과감한 투자도 지속…일각선 차입금 증가 등 우려
SK그룹 "재무 안정 위해 유동성 확보 추진 중"
[서울=뉴시스]SK서린사옥.(사진=SK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수직 계열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고부가 소재 및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과감히 매각하며 합종연횡에 나서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C의 반도체 소재사업 투자사 SK엔펄스는 반도체 전공정 기초소재인 웨트케미칼사업과 세정 사업을 매각한다.

웨트케미칼 사업은 중국 현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회사 야커테크놀로지에 매각하고, 세정사업은 투자전문회사인 선양신진에 넘긴다.

웨트케미칼은 반도체 주재료인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포토 공정에서 불필요한 산화막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또 세정사업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표면이 오염되거나 식각된 부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정밀 세정하는 작업이다.

SK엔펄스 관계자는 "미래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고부가 소재와 부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 사업을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수직 계열 ‘담금질’

SK그룹은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수직 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직 계열화는 외부 환경 변화 영향을 최소화해, 불경기에도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SKC는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지난달에도 반도체 테스트소켓 전문 업체 ISC의 지분 45.03%를 522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SKC는 지난 7월 인베스터데이에서 2027년까지 회사의 3대 핵심사업인 반도체 소재에 2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사업이 외형성장을 주도해 매출액이 오는 2025년 7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3조1390억원 대비 2.5배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오는 2027년 매출 11조원으로 '10조원' 벽을 넘길 것이라는 가이던스도 제시했다.

SK그룹은 지난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2016년 반도체 소재 기업인 SK머티리얼즈를 인수했고, 2017년에는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도 사들였다.

이외에 SK에어가스(산업용 가스), SK트리켐(반도체 전구체), SK쇼와덴코JV(식각가스), SK리뉴텍(탄산가스) 등과 함께 종합 반도체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반도체 수직 계열화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 위한 투자 확대…일각선 우려도

SK는 최근 새로운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대폭 늘리고 있다. SK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지난 2021년 23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35조원으로 50% 늘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확장 성향의 투자 정책이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 이미 SK그룹의 총차입금상환계수(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2.6배를 기록했다. 이는 한 해 동안 벌어들인 현금으로 빌린 돈을 갚는데 2.6년이 걸린다는 의미다. SK그룹의 이 계수는 2018년 1.1배에서 더 커진 것이다.

그룹 내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소재 계열사 입장에선 SK하이닉스 외에 다른 기업과 거래가 줄어들 수 있는 리스크가 있고,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이 계열사는 물론 그룹 전체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은 더욱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와 재무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해 차입금 감축 및 유동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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