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장 실내로 옮긴 이재명 “국방장관 교체는 꼬리자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무기한 단식 농성’ 장소를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당 대표실 내부로 옮겼다. 단식 14일차인 이 대표의 건강 상태 악화를 고려한 조치라는 게 당 지도부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저녁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재소사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 대표가 검찰 조사를 두 번 받았다. 겉으로는 건강한 척하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든 상태”라며 “오늘부터 단식을 당 대표실에서 하게 된다”고 했다. 또 “국민이 대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응원하기엔 불편하겠지만 계속해서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제3자뇌물죄 피의자 신분으로 지난 9일과 12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단식에 따른 건강상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답변 내용이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며 1차 피의자심문 조서에 날인도 거부했다.

이날 이 대표는 언론에 배포한 본인 명의 입장문에서 “민주당이 국방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정하려 하자 이종섭 장관이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장관을 해임하라는 국민과 야당의 요구를 묵살해온 대통령은 이제야 수용할 모양”이라고 했다.

당초 ‘국무위원 총사퇴’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벌인 만큼, 장관 사임을 명분으로 단식 중단을 검토할 거란 말도 나왔다. 민주당은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의지가 없다고 전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후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계속하겠다는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고 했다.

다만 당내에선 이 대표 단식의 명분과 출구 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식 선언 당시 요구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는 실현 가능성이 없어 단식 중단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당은 ‘사법리스크’에 묶인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늦추기 위해 단식을 고집한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교체하는 2차 개각을 단행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입대한 지 4개월 만에 차가운 주검이 된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 앞에 어느 부모가 대한민국 군대에 자식을 보내겠나. 그런데도 정부는 국방부장관과 안보라인 교체로 ‘꼬리자르기’에만 열중한다”며 “특검법이 발의된 만큼 민주당은 관련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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