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당뇨 혈당 낮췄다” KAIST, 세계 최초 OLED 빛 치료 성공

- KAIST-서울아산병원-ETRI 공동연구, 체내 삽입형 OLED 카테터 구현

OLED 카테터를 활용한 빛 치료 과정 모식도와 디바이스.[KA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OLED 빛으로 당뇨 혈당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박도현 교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감소자연구본부 공동연구팀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카테터를 구현, 빛 치료를 체내 장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카테터(catheter)는 주로 환자의 소화관이나 기관지, 혈관의 내용물을 떼어 내거나 약제나 세정제 등을 신체 내부로 주입하는 등에 쓰이는 고무 또는 금속 재질의 가는 관을 말한다.

빛 치료는 외과적 혹은 약물적 개입 없이도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피부 내에서 빛의 흡수 및 산란 등의 한계로 인해 보통 피부 표면 등 체외 활용에 국한되며 내과적 중요성이 있는 체내 장기에는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카테터 형태의 OLED 플랫폼을 개발해 십이지장과 같은 튜브 형태의 장기에 직접 삽입할 수 있는 OLED 빛 치료기기를 개발, 이를 주요 성인병 중 하나인 제2형 당뇨병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먼저 기계적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수분 환경에서도 잘 동작할 수 있는 초박막 유연 OLED를 개발, 이를 원통형 구조 위를 감싸는 형태로 전 방향으로 균일한 빛을 방출하는 OLED 카테터를 구현했다. 면 광원으로서 OLED가 갖는 특유의 저 발열 특성으로 체내 삽입 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방지했으며, 생체적합성 재료 활용을 통해 생체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OLED 카테터 플랫폼을 통해 제2형 당뇨병 쥐 모델을 대상으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십이지장에 총 798 밀리주울(mJ)의 빛 에너지가 전달된 실험군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혈당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이 줄어드는 추세를 확인했다. 또한 간 섬유화의 저감 등 기타 의학적 개선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체내에 OLED 소자를 삽입하여 빛 치료를 진행한 세계 최초의 결과다.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KAIST 제공]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9월 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승협 교수는 “생체 의료 응용으로의 OLED 기술 확보는,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 또는 조명 분야에 국한된 OLED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데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서, 이번 연구는 새로운 응용분야를 발굴하고 원천기술 확보함에 있어 소자-의학 그룹 간의 체계적인 융합 연구와 협업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박도현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십이지장 내 OLED 광조사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주어 장내 유익균의 증가 및 유해균의 감소를 통한 제2형 당뇨병의 혈당 개선, 인슐린 저항성 감소 및 간 섬유화 억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며 “OLED의 이상적 광 특성을 활용해 인체 내에서 빛 치료 가능성을 본 연구로서 향후 다양한 응용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번 결과는 소형 동물에서 얻어진 것으로, 소동물-대동물-사람 등의 순차적인 검증 단계가 필요하며, 그 원리에 관한 연구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