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이면, 아빠 나도 아이폰!"…가격 동결 왜?

화웨이 복귀·中 정부 구매 제한 움직임에 점유율 대응
'프리미엄 폰' 경쟁 삼성 어쩌나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에서 아이폰15 프로가 전시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9 등 최신 제품들을 공개했다. 2023.09.12/ ⓒ AFP=뉴스1 ⓒ News1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애플이 예상을 뒤엎고 아이폰15 시리즈 가격을 동결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 속 중국발(發) 악재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에서 아이폰15 시리즈 4종(기본, 플러스, 프로, 프로맥스)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격이다. 그간 애플이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아이폰15 시리즈 출고가를 지난해보다 최소 100달러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애플은 전작과 같은 가격에 신제품을 내놨다.

기본 모델은 799달러(128GB), 플러스는 899달러(128GB), 프로는 999달러(128GB), 프로맥스는 1199달러(256GB)부터 시작한다.

한국 출고가도 동결됐다. 기본 모델의 경우 125만원, 플러스는 135만원, 프로는 155만원부터 시작한다.

프로맥스의 경우 190만원부터다. 아이폰14 프로맥스(175만원) 대비 15만원 인상된 것인데, 가격 자체가 오른 건 아니다. 최저용량이었던 128GB 모델을 출시하지 않은 것으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을 없애 사실상의 가격 인상 효과를 꾀했다.

프로 라인업에 최신 칩인 'A17 바이오닉'을 탑재하고 티타늄 소재를 적용하는 등의 유의미한 변화에도 가격을 동결한 것은 점유율 방어를 위한 승부수란 게 업계 시각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 '원더러스트(Wonderlust)'에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15 프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9 등 최신 시리즈를 공개했다. 2023.09.12/ ⓒ AFP=뉴스1 ⓒ News1 홍유진 기자

판매량 유지를 위해 가격 부담을 최소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제재로 신작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했던 중국 업체 화웨이가 복귀했고, 중국 정부 차원의 아이폰 구매 제한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본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4억5000만대에 달했던 중국 스마트폰 판매가 최근 2억7000만대로 줄었고, 미국·캐나다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가 지난해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제품 출시에도 애플 주가는 1.71%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애플과 경쟁하는 삼성전자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가격 경쟁력'은 가뜩이나 충성도가 높은 아이폰 유저를 끌어들일 유인책으로 꼽힌다.

실제 혁신적인 변화가 없는데도 애플이 터무니 없이 가격을 인상한다면 삼성전자로 갈아타겠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그럴 기회가 사라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7월 출시한 신작 폴더블폰 2종의 가격을 5만~10만원 올렸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