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 전면 수술 예고한 엔씨…'리니지 라이크' 탈피 시도 [IT돋보기]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엔씨소프트가 신작 '쓰론앤리버티(이하 TL)'의 대규모 개편을 예고했다. 지난 테스트 등에서 접수된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내린 결정인데, 이전 엔씨소프트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12일 안종옥 프로듀서의 편지를 통해 TL의 주요 개선점을 소개했다. 회사 측은 지난 5월 국내 베타 테스트를 통해 처음 TL의 게임성을 공개하고 의견을 접수받은 바 있다.
TL은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PC-콘솔 MMORPG로 연말 국내 출시를 앞뒀다. 당초 리니지 IP에 기반한 프로젝트로 출발했으나 이후 별개의 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러나 막상 TL을 접한 게이머들은 리니지를 연상시키는 전투 방식으로 인해 강한 호불호를 드러냈다.
이를 의식한 듯 회사 측은 TL의 자동 전투를 전면 삭제하고 이동 중에도 공격이 가능하도록 전반적인 전투 시스템을 변경했다. 또한 분쟁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의 캐릭터 간 충돌을 제거했으며 광역 타입의 스킬 추가, 성장 구간의 사냥 비중 축소 등 전반적인 시스템도 개선했다. TL이 '리니지 라이크'와 유사하다는 그간의 평가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안종옥 프로듀서는 "베타 테스트 이후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테스트 결과가 결코 낙관적이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저희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은 여러분의 질책이었다. 오랜 시간 개발에 매진하면서 매몰된 '객관적인 시선'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TL의 전면적 변화는 그간 엔씨소프트에서는 보기 드문 행보라는 분석이다. 그간 이용자 피드백 반영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엔씨소프트는 2016년 내놓은 '리니지M'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이를 모사한 리니지 라이크들이 쏟아지게 만들 정도로 국내 모바일 MMORPG 트렌드를 선도했던 게임사였다. 피드백을 받기보다는 이정표를 제시하는 위치였다는 의미다.
그러나 2021년 선보인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가 연이어 시장의 강한 비판을 받으면서 엔씨소프트도 주춤했다. 연이은 리니지 라이크에 피로감을 느낀 게이머들이 IP만 바꾸고 속은 똑같은 이들 게임을 성토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우리의 변화를 촉진해 진화한 모습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2021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에 이어 TL까지 리니지 라이크에 해당된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자 변화를 천명한 엔씨소프트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도 없지 않았다. 급기야 한때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도 어느새 24만원대로 하락하면서 엔씨소프트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리니지 라이크는 엔씨소프트가 더는 취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는 리니지 라이크를 내도 상대적으로 부정 여론이 덜하지만, 엔씨소프트는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앤소울2의 사례에서 보듯 반발 여론이 타 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시장에 연이어 출시되는 리니지 라이크들로 인해 엔씨소프트의 실적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8월 진행된 실적발표에서 "현재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어 저희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뤄진 TL의 전면적 개편이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라이크뿐이라는 세간의 비판에서 탈피하는 계기가 될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도 매출이지만 부정적 여론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극찬을 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에 힘입어 넥슨의 이미지가 드라마틱하게 개선됐듯 엔씨소프트 역시 이러한 '한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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