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석유' 잭팟 터졌다…美, 세계 최대 리튬 점토층 발견
매장된 리튬 가치 1조4800억 달러
미국 네바다주와 오레곤주 경계 지역의 화산 분화구에서 대규모 리튬이 발견됐다. 매장된 리튬의 규모는 단일 광산 기준으로 세계 최대로 추정된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세계 각국이 쟁탈전을 벌이며 ‘하얀 석유’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전기차 생산이 급증하면서 물량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천연자원 시장에서 미국이 셰일가스 혁명에 이어 또 한번의 잭팟을 터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화산 분화구에 1조5000억달러 리튬
12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주 맥더밋 칼데라(화산 폭발 후 수축으로 생긴 함몰지형)에서 캐나다 광산기업 리튬 아메리카의 지질학자와 GNS사이언스, 오레곤 주립대학의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탐사팀이 매장량 2000만~4000만t 규모의 리튬 점토층을 찾아냈다. 제너럴모터스(GM) 등이 참여해 개발중인 북미 최대 리튬 프로젝트인 태커패스 광산과 가까운 곳이다.
최대 4000만t의 매장량은 단일 매장지 기준으로 세계 최대로 알려진 볼리비아 염호의 매장량(약 2300만t)을 훌쩍 뛰어넘는다. 2022년 배터리용 탄산리튬의 평균 가격(t당 3만7000달러)으로 계산하면 매장된 리튬의 가치는 1조4800억달러에 달한다. 아누크 보스트 벨기에 루벤대 지질학과 교수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 추정이 사실이라면 가격, 공급 안정성, 지정학 측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리튬의 역학 관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탐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스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 발견된 점토층의 리튬 농도가 일반적인 리튬 광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00만 년 전 맥더밋 화산 폭발의 독특한 조건이 리튬이 풍부한 입자가 형성되는 데 이상적인 상태를 만들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리튬 경쟁서 뒤처진 미국의 반격
대규모 리튬 매장지 발견은 미국이 친환경 광물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에 대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미국의 지난해 리튬 이온 배터리 총 수입액은 139억달러로 2020년의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부분 중국산이며 한국과 일본에서도 일부 배터리를 수입했다.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도 중국에 리튬을 의존하고 있어,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공급을 차단하거나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큰 위협으로 지적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를 국가안보의 문제로 여기고, 자체 자원 개발에 나서는 한편,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친환경 탄소배출 저감 정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께 판매되는 차량 중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로 전기차 충전소 건설에 75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타일러 코윈 조지메이슨대 경제학과 교수는 블룸버그통신 기고문에서 “전기차가 급증하고 리튬 배터리의 용도가 다양해지면서 리튬 부족이 쉽게 해결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리튬 발견이 검증된다면 미국의 전기차에 대한 투자가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로 가득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광산 개발을 위해선 아메리카 원주민 등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를 넘는게 과제다. 현재 기술로는 추출 과정에서 리튬 1톤당 50만 리터 이상의 물이 사용되며, 연간 6만t의 리튬을 생산하려면 최대 3000만t의 흙을 파내야 해 주변을 황폐화시킬 우려가 높다. 이 때문에 새로 발견된 매장지 인근 태커패스 광산은 지난 3년 동안 원주민 파이우츠 부족의 시위와 소송에 시달렸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역시 지난 6월 이 지역의 평탄한 지형이 지구 궤도를 도는 수백 개의 위성 측정을 보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채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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