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배구 명가’ 한봄고, 전국 최다 프로팀行 ‘경사났네’

황선학 기자 2023. 9. 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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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예정자 6명 중 5명 프로팀 지명…MB 김세빈, 전체 1순위 낙점 ‘영예’
매년 ⅔가 프로행 불구 박기주 감독 “지명 못받은 제자들 때문에 마음 아파”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졸업예정자 6명 중 5명이 프로에 진출한 수원 한봄고 여자 배구팀.한봄고 제공

 

여고 배구 ‘전통의 명문’ 수원 한봄고가 2023-2024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졸업예정자 6명 중 5명이 프로구단에 지명되는 경사를 맞았다.

이번 드래프트서 한봄고는 장신 미들블로커 김세빈(187㎝)이 전체 1순위로 김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됐고, 세터 최서현(176㎝)은 6순위로 ‘명가’ 수원 현대건설의 부름을 받았다. 김세빈은 아버지가 김철수 한국전력 단장, 어머니가 전 국가대표인 김남순씨인 배구인 2세로 이번 시즌 최대어다.

또 리베로 정수지(167㎝)가 대전 KGC인삼공사, 아웃사이드히터 주연희(171㎝)가 화성 IBK기업은행, 역시 아웃사이드히터 김미진(174㎝)이 한국도로공사의 수련선수로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번 드래프트에 15개교 40명이 드래프트에 참가해 절반이 조금 넘는 21명이 프로행(수련선수 포함) 결실을 맺은 것을 감안하면 한봄고의 5명 프로 진출은 놀랍다. 지난해에도 6명 중 4명, 2021년에는 3명의 졸업예정자 중 2명이 프로팀에 가는 등 매년 ⅔가 프로 진출을 이루고 있다.

지난 1984년 창단된 한봄고 배구부는 여고 배구의 명문으로 그동안 각종 전국대회 우승 횟수 만도 100회에 달할 정도로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올 시즌도 춘계 중·고연맹전(3월)과 전국종별선수권(5월)을 석권하며 지난해부터 출전 전국대회 7연속 우승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인 김연경을 비롯, 황연주, 김수지, 배유나, 표승주, 한송이, 한유미 등 수 많은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는 등 여자 배구의 ‘스타산실’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다.

한봄고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타 팀 감독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음에도 박기주 감독은 마음이 편치 못하다. 코치도 없이 온몸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공을 때려주며 선수들을 지도해 좋은 결실을 맺었지만, 한 명의 제자가 프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해서다.

박기주 한봄고 감독은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많은 제자들이 프로 무대로 진출해 기쁘면서도 지명되지 못한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면서 “항상 제자들이 프로무대에 가서 부상 없이 좋은 성장을 이뤘으면 바람이다. 이들을 보내고 나면 또 새 시즌을 어떻게 구성할지 걱정이 앞선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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