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포커스] 햇살론뱅크, 5대 시중은행 제치고 전북銀 공급 1위인 이유는

김보연 기자 2023. 9.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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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뱅크'의 연간 공급액의 95%가량을 전북은행에서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민금융진흥원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1조2361억원으로, 이중 1조1687억원(94.5%) 규모의 대출이 전북은행에서 실행됐다.

올해 7월 말 기준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총 8698억원으로, 이중 5631억원(64.7%) 규모의 대출이 전북은행에서 실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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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 작년 1조1687억 대출 실행
5대 은행 취급액은 200억 불과
전북, 모바일앱 통한 ‘비대면’ 서비스 운영
대구, 비대면 개시하자 취급액 12배 늘어
“시중은행 서민금융 공급 소극적” 지적
그래픽=손민균

지난해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뱅크’의 연간 공급액의 95%가량을 전북은행에서 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시중은행에서 나가는 대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이 사실상 전액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대출 금리도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전북은행에서 햇살론뱅크가 가장 많이 팔린 것은 유일하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신청이 가능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대면 신청만 가능한 상황이다.

13일 서민금융진흥원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1조2361억원으로, 이중 1조1687억원(94.5%) 규모의 대출이 전북은행에서 실행됐다. 햇살론뱅크는 정책금융상품을 6개월 이상 이용한 대출자 중 신용이 개선된 고객에게 최대 2500만원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햇살론’과 달리, 햇살론뱅크는 1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다. 저소득자가 은행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징검다리’ 성격을 갖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실적은 저조한 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200억원에 그쳤다. 5대 은행 중 NH농협은행이 48억원(0.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은행(48억원·0.4%), 신한은행(48억원·0.4%), 하나은행(38억원·0.3%), 우리은행(18억원·0.1%)순이다. 올해 실적 역시 마찬가지다. 올해 7월 말 기준 햇살론뱅크 신규 취급액은 총 8698억원으로, 이중 5631억원(64.7%) 규모의 대출이 전북은행에서 실행됐다. 5대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은 98억원이다.

전북은행의 대출 금리가 가장 높지만 햇살론뱅크가 가장 많이 팔린 이유는 유일하게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대구은행이 올해 2월 햇살론뱅크 비대면 서비스를 개시했다. 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167억원(1.4%)에서 올해 7월 말 기준 2022억원(23.2%)으로 12배 급증했다. 대구은행은 올해 초 상생금융 지원 방안 중 하나로 햇살론뱅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목표액은 3000억원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4월 대구은행 본점을 방문해 “햇살론뱅크 프로그램과 같은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시는 분들은 주로 소득이 적고 신용도도 낮지만 상환 의지가 높은 성실한 분들이다”라며 “비대면 방식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금액 10%를 은행이 보증해야 하는 서민금융 특성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 상품과 비교해 대출 회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출금 일부를 은행이 보증해야 하기 때문에 손실이 날 여지가 있다”며 “비대면 서비스 확대 방안을 고려 중이나 취급액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은 점점 높아지는데 시중은행이 서민금융 공급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일부 은행으로 대출 쏠림이 심각한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 여파로 대부업체, 저축은행마저 대출자에 대한 장벽을 높이고 있어 돈줄이 막힌 중·저신용자들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시중은행이 서민금융 자금 출연과 공급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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