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테니스 세계 1위 할레프, 4년 출전정지 중징계

루마니아의 시모나 할레프. AP 뉴시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세계랭킹 1위였던 시모나 할레프(루마니아)가 중징계를 받았다. 은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는 비영리 단체 ‘스포츠 레졸루션즈’에 의뢰해 구성한 독립재판소가 할레프에게 4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할레프는 1991년 9월 27일생으로 곧 만32세가 되기에 4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컴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할레프는 지난해 9월 US오픈 도중 진행된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인 록사두스타트가 검출됐고, 이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록사두스타트는 빈혈이나 콩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약물이며 적혈구 생산을 늘리는 기능을 한다. 스포츠에선 심폐지구력에 영향을 미치기에 금지약물로 지정돼 있다. 올해 5월 선수생체여권(ABP) 분석 결과에서도 할레프가 금지약물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할레프는 2018년 프랑스오픈, 윔블던을 포함해 통산 24차례 정상에 올랐다. 할레프는 "고의적, 의도적으로 금지 약물을 사용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 판결에 대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마리야 샤라포바(은퇴·러시아)는 2016년 당시 도핑 테스트 적발로 2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CAS에 항소했고 재판부는 고의적인 도핑 규칙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징계 수위를 15개월로 낮췄다.

이준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