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최대어’ 동양생명, 매각 작업 시동… 경영진 자사주 매입에 영업소 감축

진상훈 기자 2023. 9. 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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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다자보험그룹, 동양생명 최대주주
다자보험 민영화로 대규모 구조조정
동양생명도 곧 M&A 시장 나올 것 전망
동양생명 전경. /동양생명 제공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의 매각 작업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돼 기업 가치가 상승한 데다, 최근 점포 수를 크게 감축해 인수 후보자들의 비용 부담도 줄였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 후 현재는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다자보험그룹이 경영을 맡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자보험의 민영화를 위해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다자보험이 최근 매각을 추진 중인 ABL생명에 이어 동양생명도 곧 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영업소 감축해 매각 앞두고 군살 빼기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까지 69곳이었던 전속설계사(FC) 영업소 수를 2분기 들어 48곳으로 감축했다. 최근 보험 영업의 중심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넘어가면서 전속설계사 영업소를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과 판매 조직을 분리하는, 이른바 ‘제판 분리’를 통해 영업력을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GA사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해 덩치를 불렸다. 약 2만4000명의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삼성생명도 지난달 가진 상반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GA사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양생명이 2분기 들어 영업소를 21곳이나 감축한 것은 매각 작업을 앞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이 보험업계에서 나온다. 불필요한 군살을 줄이고, 경쟁 보험사와 같이 GA사를 중심으로 영업 방식을 바꿔 인수 후보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경영진이 대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도 매각에 앞서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저우궈단 동양생명 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자사주 2만주를 매입했다. 동양생명은 피터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서혜연 준법감시인, 천수일 상무 등 이미 자사주를 사들인 다른 임원들의 추가 매입도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저우궈단 사장의 자사주 매입 발표가 나왔던 지난달 24일 3970원에 마감했던 동양생명 주가는 전날 4445원을 기록, 2주 만에 12% 상승했다.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첫번째)가 지난 4월 열린 '2023년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동양생명 제공

◇ 보험사 매물 중 자산·순이익 규모 가장 커

동양생명은 현재 매물로 나왔거나, 곧 매각 작업이 시작될 보험사 가운데 인수 후보자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으로 꼽힌다. 다른 보험사 매물에 비해 자산 규모가 훨씬 큰 데다, 최근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사 M&A 시장에서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매물은 KDB생명과 ABL생명이다. KDB생명은 현재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MG손해보험도 지난달 28일 인수자 선정을 위한 예비 입찰 공고를 내면서 매각 절차가 재개됐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37조4345억원이다. 이는 총자산 17조원 수준의 KDB생명, ABL생명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00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17% 급증했다. 여기에 보장성 상품의 매출 호조로 상반기 보장성 연납화보험료(APE)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4% 증가하는 등 최근 영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모기업인 다자보험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현재가 최고 수준의 몸값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최근 보험사 M&A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사모펀드(PEF)들이 동양생명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융지주사는 하나금융이 이미 KDB생명 인수를 진행 중인 데다, 우리금융지주도 증권사 인수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혀 예상보다 흥행 성적이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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