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학진흥원, 종가서 국학자료 3000여 점 인수

영주 천운정 종가 2000여 점
영덕 이휘일 종가 1000여 점

천운정 종가에서 자료를 인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동=뉴시스] 김진호 기자 =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경북의 종가(宗家) 3곳에서 3000여 점의 국학자료를 인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진흥원에 따르면 영주 선성김씨 백암 김륵 종가, 김륵의 차남인 번계 김지선 종가에서 2000여 점의 국학자료를 인수했다.

영덕 재령이씨 존재 이휘일 종가에서도 1000여 점의 국학자료를 기탁했다.

영주시 이산면 석포리 천운정(天雲亭)은 백암(栢巖) 김륵(金玏, 1540~1616)이 1588년(선조21) 건립한 정자이다.

그의 차남 번계(樊溪) 김지선(金止善, 1573~1622)이 물려 받아 지금에 이른다.

이번에 천운정 종가에서 기탁한 2000여 점의 국학자료에는 김륵 때 자료를 비롯해 종가에서 오랫동안 보관해 온 고문서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전통이 깊은 종가인 만큼 자료들 생산 연대가 16세기까지 올라간다.

같은 날 백암 종가에서도 1788년(정조12) 김륵에게 내린 시호교지 등 주요 자료 몇 점을 추가 기탁했다.

백암 종가는 지난 2004년 '백암선생문집' 책판 137점을 기탁한 바 있다.

영덕 존재 종가도 명서암(冥棲庵) 현판을 비롯해 근대문서 등 1000여 점의 국학자료를 추가 기탁했다.

존재 종가에서 명서암 현판을 인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명서암은 이휘일(李徽逸, 1619~1672)이 독서와 강학을 하기 위해 지은 별당이다.

존재 종가는 2008년부터 3회에 걸쳐 1000여 점의 자료를 기탁한 바 있다.

이번에 인수한 자료 중 눈에 띄는 것은 천운정 종가의 '산장고적(山藏古跡)'이란 제목의 필첩이다.

이 자료에는 금난수(琴蘭秀, 1530~1604), 금응협(琴應夾, 1526~1596), 조목(趙穆, 1524~1606), 김부륜(金富倫, 1531~1598) 등 김륵이 당시 교류했던 유명 인사들의 친필 시문이 수록돼 있어 종가 유물에 대한 보존과 전승의 역사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교지와 혼서지 등 몇 대에 걸친 인물들의 자료가 일괄로 남아 있어 자료적 가치가 높고, 연구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이번에 인수한 종가 자료들처럼 보존과 전승의 역사가 오래된 자료들은 더욱 체계적인 정리 보존 작업이 시급하다"며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자료관리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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