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안 그래도 어려운데 돈까지 내라? 선 넘은 어플 횡포
네 살과 다섯 살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는 최근 병원에서 아이들 감기 진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병원 진료 예약 때 써왔던 앱 '똑닥'이 유료로 바뀌면서 쓰지 않고 있는데, 집 주변 병원들이 대부분 이 앱으로만 예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현장 접수는 앱으로 예약한 사람이 제시간에 오지 않았을 때만 가능하지만, 아픈 아이를 데리고 기약 없이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어머니 A 씨 : 만약에 예를 들어 오전 진료를 50명 볼 수 있으면 '똑닥'으로 50명 접수가 완료되면 아예 접수창구를 닫아 버리셔서 중간에 10시에 가서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해도 접수조차 안 되고.]
주변 병·의원의 위치를 알려주고 예약을 돕는 앱 '똑닥'은 서비스를 시작하고 7년간 무료였다가 이번 달부터 한 달에 천 원, 1년에 만 원씩 이용료를 부과했습니다.
그런데 진료뿐만 아니라 예방접종도 이 앱을 통해서만 예약할 수 있는 병원이 많다 보니, 수요자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아버지 B 씨 : 국가에서 필수로 접종하는 예방접종을 사기업에서 이렇게 통제를 당하는 느낌이라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조금 들긴 들더라고요.]
결국, 아이가 아프면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내고 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C 씨 : 아이가 아프니까 결제를 한 것 같아요. 모든 부모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아프니까 내 아이 먼저 예약해야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죠.]
전국 병원 만여 곳과 환자 천만 명이 '똑닥'에 가입돼 있는데,
YTN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원 23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문의한 결과, 예약이 불가한 8곳을 제외하고 나머지 15곳은 모두 이 앱을 통해서만 예약을 받고 있었습니다.
병원들은 앱만으로도 예약이 빨리 찰 만큼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합니다.
[소아 청소년과 병원 관계자 : (전화 예약이나 이런 것도 가능한가요?) 전화는 안 돼요. ('똑닥'으로만?) '똑닥'.]
업체 측은 적자가 누적돼 이용료를 받게 됐다면서 추가 인상은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병원 예약 플랫폼 사업은 의료법상 제재 대상이 아니라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앱 게시판에는 소아청소년과 폐원이 잇따르며 가뜩이나 진료를 받기 어려워졌는데 이제는 돈까지 내고 예약해야 하느냐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촬영기자 : 이근혁
그래픽 : 최재용
자막뉴스 : 최지혜
#YTN자막뉴스 #똑닥 #병원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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