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RM이 되살린 조선 왕녀 활옷…모란 품속 쌍봉황이 노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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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을 아끼는 케이(K)팝 스타의 마음이 100여년 전 이름 모를 조선 왕녀가 입었던 혼례복을 되살려냈다.
20세기초 구한말 조선 왕실의 공주, 옹주, 군부인(왕자의 부인) 등이 입었던 최고급 예복이었으나 알 수 없는 경로로 지난 세기 미국으로 흘러간 들어간 활옷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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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크마 소장 활옷 보존처리 끝내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에 공개
옛것을 아끼는 케이(K)팝 스타의 마음이 100여년 전 이름 모를 조선 왕녀가 입었던 혼례복을 되살려냈다.
20세기초 구한말 조선 왕실의 공주, 옹주, 군부인(왕자의 부인) 등이 입었던 최고급 예복이었으나 알 수 없는 경로로 지난 세기 미국으로 흘러간 들어간 활옷 한 점. 이 비운의 옷이 세계 대중음악계를 휘저었던 슈퍼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알엠(RM:본명 김남준·29)이 2년 전 낸 기부금 덕분에 원래 모습을 찾게 됐다.
서울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은 15일부터 12월13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특별전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의 개막을 앞두고 13일 오전 알엠의 기부금 재원으로 복원된 구한말 활옷을 포함한 왕실 활옷 9점과 관련 유물 110여점을 언론에 미리 내보인다.
최근 보존처리를 마친 구한말 활옷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라크마) 소장품. 현지의 미술품 수집가가 1939년 기증한 것이다. 20세기 초반 지은 옷으로 추정되나 누구 것인지는 모른다. 비단에 쌍봉황과 모란, 색동띠 등 다채로운 자수무늬들이 수놓아졌고, 형태나 색감 등도 돋보이는 양질의 복식유산으로 평가된다.
이 활옷의 보존처리 작업은 알엠이 지난 2021년 10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국외 문화유산의 보존 복원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1억원이 기본 재원으로 확정되면서 이뤄질 수 있었다. 지난해 9월말 재단이 라크마에서 활옷을 들여온 뒤 1년 가까이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했다. 적외선 촬영을 통해 옷에서 오염되거나 손상된 부위를 확인해 세척하고 보강한 뒤 구김을 펴는 등의 공정을 거쳤다. 박물관 쪽은 “활옷을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국내 관객들에게 박물관 기획전시의 출품작으로 선보이게 돼 더욱 뜻깊은 인연을 남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활옷은 치마와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조선왕실의 여성 혼례복이다.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으로, 조선 전기 국가기록물에는 ‘홍장삼(紅長衫)’이란 명칭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채로운 자수를 수놓았을 뿐 아니라 가장 붉은 때깔을 내는 꽃안료인 대홍(大紅)을 염색하고 금박도 붙일 정도로 공력을 들인 옷이었다. 유난히 화려한 미감을 주는 특징 때문에 왕실과 더불어 민간 혼례에서도 입었던 유일한 복식 사례로 꼽힌다. 현재 국내에는 30여점, 국외에는 10여점 정도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전시의 경우 국내 소장 활옷 3점과 국외 소장 활옷 6점이 출품됐다. 알엠과 인연을 맺은 라크마 소장품을 비롯해 현전하는 활옷들 가운데 유일하게 입었던 이가 알려진 23대 임금 순조(재위 1800~1834)의 둘째딸 복온공주(1818~1832)의 활옷(1830년 제작·국립고궁박물관 소장)과 미국 시카고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의 소장품들이다. 활옷 등에 활용된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1837년)’과 왕실활옷의 특징을 간직한 다른 복식들, 각종 관련 문헌과 혼례 물품, 사진 자료들이 함께 진열되며 활옷 차림 절차와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 활옷 자수를 소재로 한 미디어 아트도 볼 수 있다.
알엠은 지난해 9월에도 전세계에 한국 그림의 아름다움을 알려달라면서 다시 1억원을 재단에 낸 바 있다. 재단 쪽은 알엠의 추가 기부금을 바탕으로 국외에 소개할 한국 회화 도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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