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아탈란타, 아르고호의 유일한 여전사로 남자들에게 전혀 안 꿀려" (철파엠)

13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가 '그리스 로마 신화 도장 깨기'라는 테마로 여자 영웅 아탈란타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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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DJ 김영철이 "요즘 우리 교수님께서 강연계의 BTS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강연하시느라 엄청 바쁘시다고 하더라"라고 말하자 김헌이 "너무 과찬이시다"라고 응수하고 "좀 바쁜 편이다. 지난주에도 인천여성가족재단에 초청을 받아 강연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김헌은 "제가 거기에 갔을 때 소프라노 최정희 선생님과 바리톤 박경준 선생님이 연주를 하셨는데 그리스 로마 신화 강의를 한다고 하니까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를 첫 곡으로 해주셨다. 그걸 들으니까 강연하지 말고 이걸 계속 들어야겠다 그런 생각까지 들더라. 그리고 강연이 끝난 다음에 바리톤 박경준 선생님이 따님과 함께 저를 찾아오셔서 '저희 딸이 '김영철의 파워FM'의 열혈팬이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재미있게 듣는다. 사진 꼭 찍어야겠다' 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보니까 김영철 씨랑 찍고 싶은 마음인 것 같더라"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김헌은 "오늘은 인천여성가족재단에서 했던 강연 일부를 소개해드리겠다"라며 "파란만장한 여성 영웅 아탈란타의 이야기다. 그리스 신화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인 여성인데 태어날 때부터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편견에 시달렸다. 아르카디아의 왕 이아소스는 아들이 태어나길 기대했으나 딸 아탈란타가 태어나자 미련 없이 그녀를 버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들이 그녀를 지켜줬다"라며 김헌은 "특히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아탈란타를 눈여겨보고 곰 한 마리를 보냈다. 이 곰이 아탈란타를 정성껏 돌보며 젖을 먹였고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사냥꾼들이 곰에게서 아탈란타를 구해 자신들의 딸처럼 키웠다. 아탈란타는 남성 못지않은 탁월한 사냥꾼으로 성장한다. 사냥꾼들은 아이에게 아탈란타라는 이름을 붙여줬는데 그리스말로 '동등한 무게를 가진 자'라는 뜻이다. 남자에게 전혀 꿀리지 않고 그들과 동등하게 행동한다, 그런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헌이 "그래서 아탈란타? 남자들에게 전혀 안 꿀려? 그러면 우리말로 '안꿀려'로 번역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라고 말해 또 웃음이 터졌다.

"아탈란타는 살아가는 내내 고난의 연속이었다"라며 김헌은 "특히 고대 그리스의 가부장적인 남아 선호 사상의 전통 속에서 번번이 부딪혀야만 했다. 이아손이 황금양털을 찾아 떠나는 원정단을 모집할 때 아탈란타는 나도 해봐야겠다 라고 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아탈란타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이아손을 설득해 아르고호에 오르게 된다. 거기 50여 명의 영웅들이 있었는데 아탈란타가 유일한 여성 전사였다. 남자들의 걱정과 달리 수많은 전투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 다른 영웅들에게 안 꿀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헌이 아탈란타의 또 다른 활약으로 칼리돈의 멧돼지 사냥을 소개하며 "아탈란타가 지원했을 때 이번에도 남자들은 '여자랑 무슨 멧돼지 사냥을 하냐? 수치스러운 일이다' 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아탈란타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남자들의 그런 부당한 모욕과 치욕을 꿋꿋이 견뎌내면서 참가 허락을 받아냈다"라고 말하자 김영철이 "멘탈이 굉장히 멋진 여성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명하게 설득을 해낸 거 아니냐. 투덜거리지 않고"라고 응수했다.

"그렇게 말 많던 남자들이 정작 멧돼지 사냥이 시작되자 쩔쩔 맨다"라며 김헌은 "이때 아탈란타가 자신의 주특기인 화살을 겨누어 정확하게 멧돼지의 급소를 명중시켜 쓰러뜨린다. 멧돼지가 쓰러지니까 그제서야 남자들이 달려들어 멧돼지를 공략했다. 이 원정의 대장은 '최고 수훈자는 아탈란타다'라고 선언하고 멧돼지 가죽을 선물했다고 한다"라고 설명하고 "레슬링 경기에 참여해 아킬레우스의 아버지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어떤 종목에 나가도 '안꿀려'"라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