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AG 캠프’ 문동주는 지금 가장 안정적인 항저우행 준비중
우선은 구단의 방침과 배려로 가능한 일이었다. 한화 문동주(20)는 지난 3일 잠실 LG전을 마지막으로 올시즌은 조기 종료했다.
입단 2년차 시즌. 문동주는 120이닝을 제한선으로 두고 개막을 맞은 가운데 118.2이닝만을 던지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시즌에는 다시 1군 마운드에서 설 일은 없다.
다만 굉장히 중요한 무대를 하나 더 남겨놓고 있다. 문동주는 22일 소집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23일 개막하지만, 야구는 10월1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다. 대표팀의 다른 투수들은 소속팀의 순위 경쟁으로 당장은 아시아게임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더구나 올해는 우천 취소 경기가 쏟아지며 잔여 시즌이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은 늦은 10월14일까지 밀려있다. 순위 확정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만큼 대부분 팀이 승부수를 던지는 흐름이다. 대표팀 투수 대부분이 소속팀에서 많은 힘을 쓴 뒤 대표팀에 합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동주는 명목상 내년 시즌 이후 롱런을 위한 ‘처방’을 받은 것이지만, 눈앞 아시안게임에서 최고의 공을 던지기 위한 컨디션 관리도 하고 있다. 한화 퓨처스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지만, 대표팀 투수로는 홀로 아시안게임 ‘미니 캠프’를 차리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으로도 보인다.
문동주는 한화 퓨처스팀 김성갑 감독이 설정한 ‘스케줄’에 따라 이미 움직이고 있다. 1군 마지막 등판 뒤 일주일간 휴식과 함께 스태미너를 회복한 문동주는 지난 10일 불펜피칭을 한 뒤 12일 LG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2이닝을 던지며 실전 감각을 한 차례 조율했다. 100% 피칭이 아닌 가운데서도 최고구속 152㎞를 찍으며 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의 깔끔한 경기 내용도 남겼다.
올시즌 8승8패 평균자책 3.72를 기록한 문동주는 마지막 3경기에서는 14.1이닝만을 던지며 1승1패를 하면서도 평균자책 6.72로 피안타율 0.338로 내림세를 보이던 중이기도 했다. 문동주는 조금 더 이르게 템포 조절을 할 시간을 벌며 살아날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도 보인다.
문동주는 이번 대표팀에서 큰 경기에 나서는 중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문동주는 이번 대표팀 투수 가운데 곽빈(두산)과 함께 단기전에서 상대를 힘으로 누를 수 있는 구위형 투수로 꼽힌다. 곽빈이 최근 2경기(6일 KIA전, 12일 한화전)에서는 부진한 편이었던 것도 체크할 대목. 류중일 대표팀 감독으로서는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을 점검하며 ‘현재 컨디션’에 무게를 두고 투수 기용을 할 수도 있다.
문동주는 올시즌 1군 등판을 마치며 “어떤 등판에서도 늘 어떤 아쉬움은 따르지만,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정말 후회 없는 피칭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로 지금, 그 마음 그대로 준비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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