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북러 회담, 양국 절박한 상황 반영…중국은 거리둘 수 있어"

김민수 기자 2023. 9. 1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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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회담은 국제사회서 고립된 양국 이해관계 맞아떨어진 결과"
"중국, 이익에 따라 북러와 협력 또는 독립적인 정책 취할 수 있어"
2019년 4월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사진촬영을 위해 악수하고 있다. 김 총비서는 12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전용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방문했다. 2019.04.25/ ⓒ 로이터=뉴스1 ⓒ News1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둔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의 절박한 처지를 보여주며, 향후 중국의 태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1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출신인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에 대해 "고립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협력하려는 두 '왕따 국가'의 만남"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있는 북한 간 협력이 국제사회의 인식을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지원을 원하고 있는 러시아의 간절함을 이용해 국제적 관심과 정당성을 얻고자 하고 있으며, 러시아 또한 북한에 이를 기꺼이 제공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군비통제·비확산 센터의 존 에라스 선임정책국장도 북러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특히 이것은 러시아에 절망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로서는 북한이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우방이라는 사실이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에라스 국장은 북러 정상회담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새뮤얼 웰스 우드로윌슨센터 냉전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로켓이나 전차용 포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용 포탄 등을 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최근 여러 차례 실패한 위성 발사와 운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정교한 능력을 비롯해 핵잠수함의 최신 기술 등 첨단 무기 분야의 기술 이전을 러시아에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또한 식량·원자재도 북한이 원하는 논의 주제에 확실히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 담당 국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에서 러시아의 선진 기술을 확보해 진전 속도를 배가시키려는 목적이 가장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 확대 문제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킨 선임연구원은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의 두 번째 대면 회담이 지난 2019년 첫 회담보다 역내 안보와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논의와 협력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사회의 입장에서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현지시간)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연해주 하산에 도착해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2023.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보면서 향후 중국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진영 간 대결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웰스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북한과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반대로 역내 자유·민주 진영이 전례없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호주와 일본의 방위 협력과 역사 갈등을 겪어왔던 한국과 일본이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이외에도 프랑스와 네덜란드, 영국이 역내 다자간 군사훈련에 정기적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인도도 미국과 일본, 호주와 4자 안보 협의체 '쿼드'(QUAD) 활동을 늘리고 있는 상황도 러시아와 북한, 중국에 기인한 새로운 진전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중러 연대에 적극 참가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봤다.

에라스 국장은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결과 발표되고 북중러 3국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이 보도된 후 중국이 "미묘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가 높은 수준의 무기와 다량의 포탄을 보유한 중국이 아닌 북한에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중국이 러시아의 지원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러시아와 적당한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북중러 3국이 하나처럼 국제사회에 비칠 수 있는 연합군사훈련과 같은 군사 협력을 추구하진 않으리라 전망했다.

에라스 국장은 중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서 북러와 협력하거나 때론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취하려 하리라 전망했다.

웰스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국제 무역 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이 북러 협력에 완전히 참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으며, 참여한다고 해도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 분석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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