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 리비아 대홍수, 사망자만 5300명…"예고된 인재" 지적

박가영 기자 2023. 9. 1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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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다니엘'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덮치면서 53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내무부 대변인 데르나 지역에서만 53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 리비아 특사 타메르 라마단은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소 1만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이재민도 4만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리비아의 대홍수 사태는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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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폭풍 다니엘이 리비아 데르나시를 강타하면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희생자들의 시신이 집단무덤에 놓여 있다./로이터=뉴스1

폭풍 '다니엘'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덮치면서 53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실종자 규모도 1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내무부 대변인 데르나 지역에서만 530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병원 마당에는 수십구의 시신이 놓여 있고, 당국은 수습된 시신들을 집단무덤에 매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다니엘이 몰고 온 폭우로 데르나시의 댐 두 곳이 붕괴하면서 대홍수가 발생했다. 댐에서 흘러나온 물이 도시를 덮치면서 1만명 넘는 실종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상당수는 지중해 쪽으로 휩쓸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 리비아 특사 타메르 라마단은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최소 1만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이며, 이재민도 4만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라마단 특사는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을 언급하며 리비아의 상황이 "모로코의 상황만큼 파괴적"이라고 했다.

리비아의 대홍수 사태는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지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의 부재가 큰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리비아 관련 싱크탱크인 사데크 연구소의 아나스 엘 고마티 이사는 알자지라에 "리비아에는 두 개의 라이벌 정부가 존재해 위기 대응을 위한 당국의 대처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것은 대자연의 악이 아니라 인간의 악, 무능과 안일함의 악이다"고 비판했다.

아흐메드 마드루드 데르나시 부시장은 "다니엘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너진 댐은 2002년 이후 유지보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엄청난 양의 폭우를 견딜 수 있는 기반 시설이 구축돼있지 않았다"고 짚었다.

리비아 당국은 동부 키레나이카의 3개 지역을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고 국제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아울러 압둘 하미드 알-드베이베 총리가 이끄는 리비아 서부 정부는 임시 각료 회의에서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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