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수, 큰형 빚보증으로 전재산 날려…"극단적 충동, 원룸살이"

/사진=MBC every1·Lifetime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

배우 류승수가 큰형의 빚보증을 섰다가 집 3채 값을 날린 사연을 고백했다.

류승수는 지난 12일 방송된 MBC every1·Lifetime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이하 나화나)에 출연해 파란만장한 가정사를 털어놨다.

이날 '피의 배신'이라는 키워드를 준비해온 류승수는 "제가 1990년도에 공황장애가 처음 발병했고, 버스 안에서 기절을 했다. 그날을 잊지 못 한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셨다. 길을 건너려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는데 회색 승용차가 서 있었다. 그때 조수석에 앉은 어머니를 봤다"고 회상했다.

이어 "보통 아이면 달려가서 '엄마 돌아와'라고 할 수 있는데, 그때 내 심정은 엄마 옆에 있는 남자가 당황할까 봐 고개를 돌리고 걸어갔다. 그리고 쇼크를 받은 건지 버스에서 기절했다"고 털어놨다.

류승수는 이 사건 이후 33년간 공황장애로 고통받았다고 밝혔다. 처음엔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컸지만, 나이가 들면서 분노보다는 "내 자식한테는 이런 상처를 주지 말자"는 생각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류승수는 한참 시간이 흘러 어머니의 근황을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수술비가 없어 급한 수술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차례 수술비를 지원해드렸다며 "저를 낳아주셨으니 거기까진 해드렸다. 만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사진=MBC every1·Lifetime '나는 지금 화가 나있어'

어머니와 연을 끊은 류승수가 가장 많이 의지한 가족은 큰형이었다. 다만 그는 큰형에게 두 번째 배신을 당하면서 또 한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류승수는 "큰형이 어느날 정말 급한 일로 한 달 정도만 보증을 서달라고 했다. 그게 2년이 지나면서 집에 빨간 통지서가 날아왔다. 가지고 있던 걸 다 날렸다. 그때 정말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싶었다. 공황장애, 우울증까지 있는데 너무 힘든 시간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아파트 3채 값을 날렸다며 "배우 시작할 때 원룸에서 시작했다. (이 사건 이후) 다시 원룸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형한테 연락해 '모든 걸 용서하고 모든 돈을 내가 다 갚겠다. 건강 잃지 말고 잘 살아라. 우리는 이제 연락하기 힘들 것 같다'고 정리해 아직도 안 본다"며 "아버지만이라도 좋은 집에 모시고 싶어서 온갖 알바를 다 했다. 애들 가르치는 일부터 잡다한 일을 다 했다"고 떠올렸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