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차박' 데니안 "스크린 속 제 모습 낯설 수도…새로운 느낌 받았으면"
"관객분들이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스크린에서 많이 보던 얼굴이 아니니까요.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스릴러 장르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차박-살인과 낭만의 밤' 인터뷰 中 데니안)
영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은 주연배우 데니안 씨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새로움'이다. 오랜 시간 무대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비교적 친숙한 모습을 걷어냈다. 후반부로 갈수록 커지는 감정의 진폭은 스릴러에 로맨스를 결합한 영화의 구성과 더불어 색다르게 다가온다.
데니안 씨는 오늘(13일) 개봉하는 영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연출 형인혁)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은 모든 것이 완벽했던 한 남자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떠난 차박 여행에서 악몽 같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영화다.
데니안 씨는 아내의 비밀이 담긴 의문의 메일을 받은 후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수원' 역을 맡았다. 초반의 다정다감한 남편의 모습부터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극단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후반부까지 다채로운 감정을 한층 성숙한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이 영화는 그가 2011년 영화 '헤드' 이후 무려 1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 최근 몇 년 사이 주로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던 그가 영화, 그것도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스릴러 영화를 선택한 배경과 준비 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YTN은 영화 개봉을 몇 주 앞두고,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 인터뷰를 통해 데니안 씨를 만났다. god 콘서트 준비로 매일 연습을 병행하는 바쁜 와중에서도, 신작에 대해 소개하고 연기에 대한 진심을 전하는 그의 얼굴은 유독 행복해 보였다.
가수로 데뷔한 지는 24년,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확장한 지는 13년이 됐다. 장르 경계 없이 활동하며 꾸준히 연기 열정을 보여줬지만 이번 작품이 유독 의외의 선택으로 보이는 이유는 처음 도전하는 스릴러 장르이기 때문이다. 신예 감독의 작품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스릴러 장르를 해보고 싶었고, 감독님은 장편에 입봉 하시는 분이라 저와 비슷한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 함께 하게 됐어요. 새로운 마음가짐이요. 그런 게 통해서 잘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감독님이 생각보다 나이는 생각보다 어리지만 자기 고집이 있고, 꼼꼼한 스타일이라 잘 이끌어줄 거란 기대도 있었고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은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에서부터 낭보를 전해왔다. 지난 5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기간 진행된 필름 마켓에서 상영돼 바이어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제8회 포틀랜드호러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러시아 국제 호러·액션·판타스틱 영화제에서는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국내배급사가 정해지기 전, 해외배급사가 먼저 정해져 칸 필름마켓에 감독님과 다녀오게 됐는데, 좋은 경험을 하고 온 것 같아요. 제가 찍은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저에게는 큰 영광이었고, 나중에 공식 초청을 받아 칸에 가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감독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장르도 새롭지만, 캐릭터도 새롭다. 그가 연기한 '수원'은 우연히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혼란에 휩싸이는 인물. 내면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영화의 어느 시점까지는 드러내지 않으면서 입체적으로 인물을 표현해내야 했다. 동시에 남녀주인공의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 삽입된 가창신과 액션신을 소화해야 하는 과제도 있었다.
"스릴러다 보니 누가 범인인지 그런 부분을 관객들이 궁금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잖아요. 나중에 모든 것을 알게 됐을 때 수원이 미유를 얼마나 지키고 싶어 했고 사랑했는지 관객들이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극단적인 부분도 있지만, 관객 중에 한 명이라도 수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영화 개봉에 앞서 남녀주인공이 듀엣으로 가창한 영화의 OST가 발매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god에서 메인 래퍼를 맡고 있는 데니안 씨가 발라드 OST에 도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의 OST '운명'은 연인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은 감미로운 발라드로, 극 중에서도 개별 무반주 가창 장면을 만나볼 수 있다.
"노래 부르는 장면은 세네번 정도 촬영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잘 하면 좋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는 장면이기도 했어요. 서로의 사랑을 소통하는 방법으로 표현된 부분이기 때문에 수원의 복잡한 감정을 생각하며 불렀죠. 멤버들 반응이요? 시사회에 온 god 멤버들 중 태우가 '노래 좋다'고 말해주긴 했어요(웃음)."
2022년 여름, 강원도 산속에서 촬영했던 영화라 여러 부침이 있었다. 날씨부터 벌레, 짧은 밤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당시 라디오를 병행하고 있었기에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고.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촬영을 마쳤기에 작품에 대한 애정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완성한 영화 속에서 가장 만족했던 장면으로는 극 말미의 액션신을 꼽았다.
"액션신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마지막에 다들 지칠 대로 지친 데다 날이 밝기 전에 빨리 찍어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가진 상태로 촬영했거든요. 그런데 사운드를 입힌 완성본을 보니까 고생한 만큼 잘 나온 것 같아요. 수원이 변화되는 시점도 중요한 감정신인데 실제 운전을 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지만 잘 표현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데니안 씨에게 이번 영화가 갖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면 연기 열정의 재확인이다. 영화라는 장르 특성상 연출, 동료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작업했기에 더 열정이 생겼다는 것. 앞으로 더 많은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바라는 바는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사실 관객분들이 '차박'을 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영화를 많이 찍었던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스릴러 장르를 선택한 것도 관객분들이 새로운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중반부까지는 멜로가 있고, 후반부에는 격한 신들도 있는데 제 새로운 모습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입니다."
영화 '차박-살인과 낭만의 밤'(연출 형인혁)은 오늘(13일) 국내 개봉한다. 김민채, 홍경인 씨 등이 함께 출연했다.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83분.
[사진제공 = 아이오케이컴퍼니/타이거스튜디오/오픈시네마]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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