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람페두사섬, 연일 몰려오는 이주민에 ‘비상’

북아프리카 인접한 이탈리아 최남단 섬
하루에 4000명 상륙 ‘이주민 과밀’ 직면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난민들. 연합뉴스

북아프리카와 가까운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이주민이 하루에만 4000명 상륙해 비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람페두사섬에는 12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이주민을 태운 보트가 100척 이상 도착했다. 이날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이주민은 약 4000명으로 이전 일일 최대 기록을 넘어섰다.

이전까지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이주민들의 일일 최대 기록은 지난달 26일의 보트 65척과 이주민 2172명이다.

람페두사섬 인근 시칠리아주 아그리젠토시 당국은 이주민 과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람페두사섬 이주민 센터의 수용 능력은 400명에 불과하다. 최근에 추가로 지은 이주민 센터도 최대300명만 수용할 수 있다.

아그리젠토시 당국은 과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람페두사섬에 상륙한 이주민들을 시칠리아섬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필리포 로마노 아그리젠토 시장은 “상황이 정말로 극적”이라며 “섬은 더 이상 이 수치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일간 일 파토 쿼티디아노는 여러 해 동안 이주민 보트의 상륙을 지켜본 섬 주민들도 놀랄 정도로 많은 숫자의 보트가 몰려왔다고 전했다. 한 섬 주민은 “바다가 보트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람페두사섬은 크기가 20.2㎢(서울 여의도의 6배 정도)인 섬으로, 이탈리아 본토보다 북아프리카에 가까워 경제난과 내전을 피해 북아프리카를 탈출한 이주민들에게는 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오히려 이주민이 급증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탈리아에 도착한 보트 이주민은 11만85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4429명)의 약 2배에 이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