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피안타+122구 투수를 왜 안 바꿨나…혹사와 투혼 그 중간쯤의 나균안

박정현 기자 2023. 9. 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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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와 투혼 그 중간쯤을 오갔다.

6이닝 122구 1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의 얘기다.

최종 성적은 6이닝 122구 1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

이날 나균안은 시작부터 NC 타선에 공략당해 11피안타를 내줬기에 더욱 의문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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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선 지원 없어 쓸쓸했던 나균안의 호투.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박정현 기자] 혹사와 투혼 그 중간쯤을 오갔다. 6이닝 122구 1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나균안(25·롯데 자이언츠)의 얘기다.

나균안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 초반부터 나균안은 NC 타선에 고전했다. 매 이닝 안타를 맞아 주자를 내보냈다. 실점도 있었다. 1회초 2사 2루에서 제이슨 마틴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0-1로 선취점을 헌납했다. 2회초 1사 1,3루에서는 김주원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0-2가 됐다.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은 나균안은 버티고 버텼다. 5회초 무사 1,3루에서 박건우에게 유격수 땅볼을 내줬고, 그사이 3루주자 손아섭에게 득점을 내줘 0-3까지 점수 차이가 벌어졌다.

5회초까지 이미 104구를 던진 나균안이었지만, 롯데 벤치는 6회초에도 나균안을 내보냈다. 초반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았지만, 이후 손아섭과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 시점에서 롯데 불펜에는 최영환과 김진욱이 몸을 풀고 있었지만, 롯데 벤치의 움직임은 없었다. 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은 물론 김현욱 투수코치도 지켜만 볼 뿐이었다.

결국, 반드시 나균안이 막아야했고, 박건우에게 커터를 던져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해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최종 성적은 6이닝 122구 1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3실점. 한계 투구수를 넘어 122구를 던져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수(종전 115개-6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를 기록했다. 투혼을 넘어 어쩌면 혹사로도 보일 수 있었다.

▲ 나균안은 NC 타선에 고전했다. ⓒ곽혜미 기자

우선 나균안이 122구를 던질 동안 마운드를 지켜야 할 의미가 있었느냐는 것이 중요했다. 이날 나균안은 시작부터 NC 타선에 공략당해 11피안타를 내줬기에 더욱 의문이 가득했다. 좋은 컨디션과 뛰어난 구위를 보였고, 상대가 이에 잘 대응했다고 하더라도 11피안타를 맞았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에이스로서 잘 버텨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언제 대량 실점할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았다.

또 나균안이 한순간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5회초까지 104구를 던졌기에 불펜에도 대기 선수들이 제 타이밍에 몸을 풀고 있었다. 물론 지난 주말 더블헤더를 포함해 4연전을 치러 지칠 법도 했지만, 하루 전(11일) 휴식을 취했다. 점점 지켜가는 선발 투수와 준비를 마친 비교적 쌩쌩한 불펜 투수 등 많은 정황이 교체를 향하고 있었지만, 이 감독대행에 눈에는 나균안 밖에 보이지 않았다.

▲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 ⓒ연합뉴스

이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전 “우리는 내일이 없다.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고, 그다음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 등) 수치와 확률을 따져야 한다. 1%의 확률이라도 끝까지 한다. 오늘과 내일 계속 승리하다 보면, 확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상대팀을 보는 것보다는 지금 하는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 말처럼 포스트시즌 진출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지는 그날까지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것은 감독을 비롯한 프로의 의무가 맞다. 그러나 동시에 자기 선수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감독의 책무다.

일요일(17일)까지 경기가 계속되는 롯데 일정상 나균안은 122구를 던진 4일 뒤 대구 삼성 라이온즈에서 나서야 한다. 혹사와 투혼 그 중간쯤에 걸쳐있는 나균안의 투구를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 나균안의 투구는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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