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173.8km가 우연이 아니었어…KIA 김도영의 괴력, 이 재능을 AG서 못 써먹다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73.8km가 우연이 아니었다.
KIA 주전 3루수 김도영(20)은 6일 잠실 두산전서 곽빈의 몸쪽 높은 145km 패스트볼을 통타, 비거리 125.4m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맞는 순간 까마득하게 넘어간, 엄청난 포물선을 자랑했다. 발사각이 무려 38.1도였다. 타구속도는 무려 173.8km. 잠실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초대형 투런포였다.
그런 김도영이 12일 대구 삼성전서 또 한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4-9로 뒤진 7회초 무사 1루서 삼성 이승현에게 볼카운트 2B2S서 142km 패스트볼을 통타, 좌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한 눈에 봐도 잠실에서 터트린 그 홈런처럼 포물선이 높지는 않았다. 경기를 중계한 SPOTV에 따르면 발사각 28.8도.
대신 타구속도가 무려 174.4km였다. 비거리는 126.3m. 곽빈에게 날린 그 한 방보다 속도는 더 빨랐고, 비거리도 조금 더 나왔다. 곽빈을 상대로는 몸쪽 높은 코스였다면, 이승현의 패스트볼은 바깥쪽으로 낮게 들어갔다. 절대 실투가 아니었다. 오히려 바깥쪽 낮은 코스를 잡아당겨 홈런으로 연결하는 게 더 쉽지 않다.
두 홈런의 공통점은, 김도영의 재능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명확히 증명했다는 점이다. 물론 상반기에 발등 수술을 받고 재활하면서 나성범에게 웨이트트레이닝 노하우를 전수를 받았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김도영이 가진 파워와 기술이 확고하다고 봐야 한다.
방망이를 어깨에 눕힌 채 치던 예전의 폼이 아닌, 몸에서 떨어뜨리고 약간 내린 변화에 완벽히 적응했다고 봐야 한다. 본인도 지난달 말 ‘광주 문김대전’ 당시 바꾼 타격자세는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었다. 기존 자세보다 히팅포인트까지 좀 더 빨리 가는 장점이 있다. 타구를 강하고 멀리 보낼 수 있다.
김도영의 운동능력은 엄청난 스피드에서도 확인된다. 55경기서 무려 19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세 차례 실패하면서 성공률 86.4%. 뿐만 아니라 단타에 투 베이스가 가능한 주루도 대단하다. 한 마디로 아생마가 누상을 누비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다.
현재 KBO리그에 이 정도의 운동능력을 갖고 있는 국내 야수가 거의 없다. 여기에 홈런과 장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올 시즌 KIA 경기를 중계하다 3할-30홈런-100타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허무맹랑한 얘기가 절대 아니다. 당장 내년에 풀타임을 뛰면 가능해 보인다.
55경기서 타율 0.302 5홈런 34타점 51득점 19도루 출루율 0.370 장타율 0.458 OPS 0.828 득점권타율 0.282.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2.49로 28위, 조정득점생산력 133.5, 가중출루율 0.379, 승리확률기여도 0.44. 입이 벌어지는 수치들이다.
안타까운 건 이런 선수를 다가올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못 본다는 점이다. KIA는 이미 최원준, 이의리, 최지민의 차출이 확정된 상태다. 대표팀 명단은 22일 소집 직전 한 차례 바뀔 전망이다. 6월에 최종엔트리를 발표한 뒤 부상자들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팀당 최대 3명 원칙은 바뀌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망할 필요는 없다. 태극마크를 단 김도영의 모습은 빠르면 11월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서 확인할 전망이다. 예비엔트리에 포함됐다. 나아가 2024 프리미어12, 2026 WBC 및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2028 LA올림픽 등 줄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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