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TSG로 현장 돌아온 김은중 "새롭게 공부하고 있어요"
제자들 해외 진출 등 성장엔 "주목받고 인정받아서 기분 좋아"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 5∼6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던 김은중(44) 전 감독이 K리그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다시 축구 현장을 누비기 시작했다.
최근 전화로 만난 김 전 감독은 "이달 A매치 직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TSG에 합류했다"면서 "2일 인천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 경기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U-20 월드컵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던 김 전 감독은 대회를 4위로 마친 뒤 계약 기간 종료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를 포함한 다양한 일정으로 바쁘게 지내다가 잠시 가족과 재충전의 시간도 보냈다는 그는 박태하 위원장의 제안으로 'K리그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TSG에 가세했다.
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회 소속인 TSG는 K리그의 경기력을 분석해 향상 방안을 연구하고, 제언도 하는 조직이다.
P급 지도자 자격증이나 관련 박사 학위 보유자로 구성된 TSG에선 전직 프로축구 감독들도 많이 활동하며, TSG로 일하다가 감독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 전 감독은 "예전에도 K리그 경기를 늘 보긴 했는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더라. TSG로 가니 편하게 갈 수 있고 집중해서 경기를 볼 수 있어서 좋다"며 "새롭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품을 떠난 U-20 월드컵 멤버들에게도 석 달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수비수 김지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브렌트퍼드 유니폼을 입고 B팀에서 적응 중이며, U-20 월드컵 때부터 주목받던 미드필더 배준호는 잉글랜드 2부 스토크시티에 입단해 데뷔전도 치렀다.
수비수 황인택은 포르투갈 1부리그 에스토릴 프라이아로 임대됐다.
이들 모두 U-20 월드컵의 활약을 발판 삼아 처음으로 유럽 무대를 밟았다.
U-20 월드컵에서 7개의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며 대회 최우수선수 3위에 해당하는 '브론즈볼'을 받았던 주장 이승원(강원)은 1차 목표로 꼽던 K리그1 데뷔를 이뤄냈다.
김지수와 골키퍼 김준홍(김천)은 9월 A매치 기간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선발됐고, 수비수 박창우(전북)는 파리 올림픽을 준비하는 '황선홍호'에 발탁돼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했다.
"제자들이 기대보다도 더 주목받고 인정받으니 기분이 좋다"며 뿌듯해한 김 전 감독은 "지금도 프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엔트리를 확인해 '우리 애들'이 뛰나 안 뛰나 보고, 뛰는 선수가 있으면 그 경기를 우선으로 본다"고 했다.
배준호의 영국 데뷔전은 한밤중임에도 생중계로 지켜봤고, 공격수 이영준(김천)의 경기를 보고선 아쉬운 마음에 전화를 건 적도 있다고 한다.
김 전 감독은 "아이들이 자식처럼 여겨져서 모른 척할 수가 없다. 자신감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선수에겐 메시지도 보내곤 한다"면서 "해외에 나가는 선수들은 다들 연락해 왔는데, '잘 버티고 많은 것을 배워오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U-20 연령대 선수들이 많이 뛰며 경험해야 A대표팀의 뿌리도 튼튼해질 수 있다. 지금 뛰어야 그런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실전 경험을 강조했다.
해외 진출 선수들에겐 "환경과 생활 습관에 빨리 적응하고, 동료들과 친해져야 한다. 언어도 배워야 한다"며 "어떻게 보면 기술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쉬는 사이 일본에 가서 지켜본 J리그 현장에서도 김 전 감독은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은 "일본 선수들은 무조건 유럽에 가는 꿈을 품고, 개인 훈련에도 열심이다.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선수들처럼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하고 그만큼 노력한다더라"며 "우리 선수들도 최근 많이 도전하고 노력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또 "요즘 선수들이 해외 축구 영상을 많이 보며 참고하는데, 정작 그렇게 화려하게 되기 위해 해야 할 힘든 훈련이나 준비 과정은 그만큼까지 하지 않는 것 같다"며 "자기 몸에 투자하고 시간도 많이 들이며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령탑으로의 첫 경험에 다방면으로 살을 붙여가는 그는 언제 어디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감독으로의 복귀도 당연히 꿈꾸고 있다.
김 전 감독은 "U-20 월드컵 이후 프로팀에서 제의가 있었으나 저 스스로 아직 명확한 방향이 세워지지 않아서 때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정중히 거절했다"며 "제가 생각하는 철학과 방향성과 잘 맞는 곳이어야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벨기에 튀비즈에서 코치로 일한 경험이 있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팀을 맡아보고도 싶다"는 포부도 살짝 드러냈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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