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취득·양도세, 공급 효과 따져봤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부동산 공급 활성화 대책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 편입한 관련 규제를 고쳐 주거용 오피스텔 보유자의 세금 부담을 줄이고 공급 촉진 효과도 도모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이와 관련해 “공급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비아파트 부문에서도 충분히 원활히 (공급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 같다. 과도한 위축을 풀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은 젊은 층이나 도심에서 생활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주거 기능을 하지만, 도심에 빠른 속도로 공급하다 보니 주차장이나 소방 등에서 규제를 완화한 면이 있다”면서 “여러 규제를 다 받는 아파트와 형평성 문제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원 장관의 언급은 두 가지 정책 방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문제는 국토부 소관 업무는 아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주택 수’에 포함된 것은 집값 과열기였던 2020년에 나온 ‘7·10 부동산대책’에서 비롯됐다. 당시 대책에선 규제지역인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취득세율은 8%, 3주택은 12% 등으로 취득세를 대폭 인상했는데, 이후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 때 주택분 재산세를 부과받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도 ‘주택 수’에 넣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0년 8월11일 이후 취득한 주거용 오피스텔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때는 2주택자로 간주돼 취득세 중과세가 적용됐다. 반대로 주택 소유자가 추가로 오피스텔을 취득할 때는 그것이 주거용인지 업무용인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전대로 오피스텔의 취득세인 4.6%가 적용되고 있다.
결국 주거용 오피스텔을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것은 주거용으로 임대를 놓거나 실거주하고 있는 오피스텔(주택분 재산세가 과세되는 경우) 보유자가 신규 주택을 취득해도 2020년 8월 이전처럼 기존 오피스텔을 주택 수로 산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국회의 법 개정 사항이 아니어서 행정안전부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발표된 윤석열 정부의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현재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취득세가 중과세 없는 1~3%로 내렸기 때문에 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에 따른 취득세 인하 효과는 크게 떨어진 실정이다.
오히려 이보다는 국세청이 주택분 재산세를 내는 주거용 오피스텔 양도 때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주택에 준해 과세하는 방식을 바꾼다면 다주택자 세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주택 수’ 제외가 갑자기 이슈로 등장한 것도 취득세보다는 오피스텔을 포함한 다주택 보유자(일시적 2주택자 포함)의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주택분 재산세 내는 오피스텔은 주택 수 산입해 합산과세)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나 국세청이 부동산 경기나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유지해 왔던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실질과세 원칙’을 폐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주택업계에서는 원 장관이 아파트와의 형평성을 거론했지만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 활성화 필요성을 언급한 대목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토부가 손댈 수 있는 신속한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 촉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을 활성화할 수 있는 건축 관련 인센티브를 검토해볼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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