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인데도 찝찝하다' 대한민국, '조규성 결승골'로 사우디에 1-0 신승…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6경기' 만에 승리

[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조규성의 결승골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첫 승을 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3일(한국 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과 친선 경기에서 전반 32분 조규성의 선제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대한민국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5경기 연속 승리가 없었다. 이는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외국인 감독 최다 무승 기록이다. 한국은 지난 웨일스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에 변화가 있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된 홍현석을 대신해 황희찬이 이름을 올렸다.

대한민국은 4-4-2 전형을 들고나왔다. 손흥민-조규성이 투톱으로 나섰다. 중원에는 황희찬-박용우-황인범-이재성이 출전했다. 수비엔 이기제-김민재-정승현-설영우가 호흡을 맞췄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최근 5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5경기 4득점 11실점을 기록 중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부임 이후에도 2연패를 당했다. 두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4-3-3 포메이션을 꺼냈다. 공격에 살렘 알 도사리-압둘라 알 함단-압둘라안 가리브가 출격했다. 중원엔 나세르 알 도사리-모하메드 칸노-압둘라 알 카이바리가 섰다. 포백은 야세르 알 샤흐라니-알리 알 불라이히-하산 알 탐바크티-사우드 압둘하미드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모하메드 알 오와이스였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사우디가 강하게 압박했다. 한국은 롱볼을 이용해 공격에 나섰으나 이내 공을 잃어버렸다. 전반 2분 사우디가 슈팅했으나 한국 수비진이 몸으로 막았다. 곧바로 한국이 역습에 나섰으나 이재성의 힐 패스가 막히며 무산됐다.

한국이 기회를 잡았다. 전반 3분 황인범이 수비수를 달고 골문으로 향했고 조규성에게 패스를 내줬다. 조규성이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외면했다. 한국은 이어진 코너킥에서 약속된 전술을 시도했지만 황희찬의 슈팅이 사우디 수비진에 맞았다.

양 팀이 공격을 주고받았다. 전반 5분 황인범이 이재성에게 패스했고, 이재성이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그러나 이재성이 공을 받을 때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6분 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골키퍼 김승규와 정승현의 사인이 맞지 않았다. 사우디 알 함단이 빈 골문을 앞두고 공을 잡을 뻔했지만 김승규가 가까스로 막았다.

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이기제에게 연결했다. 이기제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 옆으로 나갔다. 전반 11분 손흥민이 기습적인 중거리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의 슈팅이 많아지자 사우디는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전열을 정비했다.

전반 중반 들어 한국의 패스미스가 많아졌다. 이 틈을 노려 사우디의 공격이 시작됐다. 전반 17분 알 함단이 알 샤흐라니 크로스를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사우디가 페널티 박스 앞에서 좋은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나세르 알 도사리의 왼발 프리킥은 김승규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이 좋은 패스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 21분 이재성이 박용우에게 패스받아 손흥민에게 전진 패스를 보냈다.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려봤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사우디도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5분 김승규가 상대 공격수와 1대1 상황을 맞이했지만 막아냈다.

선제골을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32분 상대 수비가 걷어낸 공이 조규성에게 향했다. 이 공을 조규성이 머리로 밀어 넣으며 1-0으로 앞서갔다. 조규성은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한국의 공격이 살아났다. 전반 34분 조규성이 전방 압박 이후 상대 공을 탈취했고 이어서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으나 심판은 코너킥을 선언했다. 전반 37분 박용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조규성이 발을 갖다 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첫 경고는 황희찬이 받았다.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에게 다소 거친 태클을 하며 옐로 카드를 적립했다. 한국이 추가골 기회를 잡았다. 전반 40분 황희찬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선방했다. 이후 세컨볼을 이재성이 마무리했으나 다시 선방에 막혔다. 한국이 1-0으로 리드하며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사우디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가리브가 나가고 알부라이칸이 투입됐다. 한국이 추가골을 노렸다. 후반 1분 이재성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후반 2분 이재성이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를 앞에 두고 슈팅했지만 막혔다. 후반 9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발로 선방했다.

한국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후반 16분 알 함단이 문전 침투 후 슛을 때렸으나 오프사이드였다. 사우디가 다시 교체를 진행했다. 후반 20분 알 카이바리-압둘 하미드를 대신해 알리 하자지-밤 사우드가 들어왔다.

한국도 변화를 줬다. 후반 22분 조규성-황희찬이 빠지고 황의조-문선민이 출전했다. 한국은 공격 작업의 세밀함이 떨어지며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후반 35분 알 도사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슈팅했으나 이기제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후반 33분 황의조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를 지나 문선민에게 연결됐다. 문선민이 골문 앞에서 슛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후반 40분 수비 과정에서 정승현이 걷어낸다는 게 한국 골대 옆으로 향했다.

후반 추가 시간 한국은 손흥민-황인범을 대신해 오현규와 이순민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 종료 직전 사우디 알 비시가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허공을 크게 갈랐다. 추가 득점 없이 1-0으로 경기가 끝났다.

이날 승리로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부임 이후 첫 승을 올렸다. 클린스만호 첫 경기였던 콜롬비아전(2-2)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첫 경기 이후 한국은 우르과이에 1-2, 페루에 0-1 패배했다. 심지어 한 수 아래 실력을 가지고 있는 엘살바도르와 비겼다. 당시 엘살바도르는 피파 랭킹 75위 팀이었다.

지난 웨일스전에서도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웨일스전도 졸전 그 자체였다.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으나 맞지 않는 포지션과 역할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 사우디전에선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 미스가 많았다. 그로 인해 여러 번 위기를 자초했다. 조직력이 한참 부족하다.

한국 축구 팬들의 속이 더 쓰린 이유도 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의 최근 기세가 좋다. 이번 9월 A매치 기간 동안 독일(4-1)과 튀르키예(4-2)를 잡았다. 경기력도 상당히 좋았다. 일본은 최근 4경기에서 4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동안 18골을 뽑아내고 있다. 반면 공격 축구를 선언한 클린스만호는 6경기에서 단 4골에 그쳤다. 승리는 단 한 번이었다.

전임 감독이었던 벤투 생각도 난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18년 8월 대한민국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벤투는 2022년 12월까지 대한민국을 맡았다. 약 4년 4개월의 시간 동안 대한민국의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등 성과를 거뒀다.

한국과 계약이 끝나고 아랍에미리트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지난 13일(한국 시간) 크로이티아 자그레브 스타디운 막시미르에서 열린 9월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만나 4-1 대승을 거뒀다. 유독 한국만 삐걱대는 분위기다.

한편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10월 A매치 기간에 튀니지(13일 오후 8시,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와 베트남(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상대할 예정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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