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불씨' 현대차·포스코 임직원 급여 인상률 보니…

박찬규, 최유빈 기자 2023. 9. 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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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 사진은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사진=뉴스1
산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합의에 난항을 겪은 데다 파업을 예고한 만큼 관련업계가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미 파업권을 확보해 부분파업을 예고했고, 포스코 노조는 사상 처음으로 교섭이 결렬돼 지난 6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면서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오늘부터 이틀 동안 4시간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지난 12일 밤 현대차 노사가 2023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당장 파행을 피하게 됐다. 노조는 이틀 동안 진행하는 부분파업에도 만족할 만한 추가 제시안을 사측이 내놓지 않으면 14일 다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추가 파업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및 현실화 ▲만64세 정년연장 등을 요구했다. 지난 5일 노조는 임단협 19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급 300%+7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사측 첫 제시안을 거부했다. 이후에도 노사는 협상을 이어가다가 23차 교섭에서 막판 합의점을 찾았다.

잠정 합의 내용은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하반기 생산/품질/안전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100%,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합의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이다. 회사는 전년 대비 연봉인상률 12%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18일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에 대한 노조원의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파업의 불씨는 남아있다. 찬반투표에서 과반 이상으로 타결되면 협상안이 그대로 확정되지만 부결되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는 연결 기준 매출 39조1931억원, 영업이익 3조653억원, 당기순이익 4조70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33.45%, 영업이익 35.19%, 당기순이익은 216.75% 뛰었다.

포스코도 창립 55년 만에 처음으로 노사 임단협 교섭이 결렬됐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13.1%인상(2022년 경제성장률(2.6%) + 22년 물가상승률(5.1%) + 3년간 임금손해분 (5.4%)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PI제도 신설(목표 달성 시 200%) ▲중식비 인상(12만원->20만원)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휴가5일 및 휴가비 50만원)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완전폐지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지만 사측과의 이견으로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신청을 통해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 여파로 실적이 악화됐다. 중국 철강 수출가격 하락과 국내 수요 부진도 악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1조6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5조8800억원)보다 3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7800억원에서 1조1900억원으로 32.98% 감소, 당기순이익은 1조1078억원에서 6632억원으로 28.36% 줄었다.



임원 보수는 '쑥쑥', 직원 보수는 '찔끔'


현대차 아산공장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 조립 공정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모두 임원과 감사의 보수가 큰 폭으로 인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2023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보면 현대차는 이사와 감사 13명의 총 급여로 58억7100만원을 책정했고 1인당 평균보수로 4억5200만원을 지급했다.

현대차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는 지난해 6억6100만원에서 올해 9억1400만원으로 38.28% 증가했다. 인원이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났음에도 평균 수령액이 올라갔다.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인 이사와 감사 개인별 보수 현황을 보면 박정국 전 사장은 급여 3억2300만원과 기타근로소득 2억800만원, 퇴직금 5억6400만원을 받았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인센티브로 현대차 주식 5000주를 받았는데 10억원에 달한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는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 5억6800만원에서 24.82% 뛴 7억900만원을 수령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은 5명으로 1인당 평균 55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4800만원보다 14.58% 뛰었다. 사외이사는 1인당 평균 5600만원이었고 지난해 7400만원보다 24.32% 줄었다. 인원은 지난해 1명에서 올해 2명으로 늘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은 경영성과에 연동되는 별도 경영성과급은 지급하지 않는다.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지난해 상반기 4300만원에서 올해 4500만원으로 4.65% 늘었다. 직원 수는 지난해 6만3942명이었고 평균근속연수는 18.2년이었다. 올해는 6만3020명, 17.2년으로 인원과 근속연수 모두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려는 건 성과급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인 2조4000억원을 요구하는데 이 경우 인당 평균 약 330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 본사 사옥. /사진=뉴스1
지난해 포스코 임원의 보수는 일반 직원보다 증가율이 컸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이사와 감사의 평균 보수는 6억7300만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보수는 3억4320만원인데, 이는 2022년 3월 지주사 전환을 고려해 10개월의 월평균 보수를 6개월로 환산한 금액이다. 올해 상반기 임원의 보수에는 퇴직금이 포함됐다.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김학동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전년(6억2160만원)보다 113.80% 증가한 13억2900만원을 수령했다. 총 근로소득은 3억6100만원, 상여는 9억6800만원이었다. 월 급여는 6000만원으로 2019년부터 4년째 동결했다.

올해 상반기 포스코 미등기 임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3억2300만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임원 평균 급여인 2억2980만원(환산액)과 비교하면 40.56% 증가했다. 포스코 직원의 올해 상반기 평균 급여는 5200만원으로 지난해 4950만원(환산액)보다 5.05% 늘었다.

포스코는 직원 급여 인상률이 임원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2022년 성과급을 해당 연도 말에 지급하고 있으나 임원의 경우 이사회 의결을 거쳐 2023년 상반기에 처리하고 있어서다. 3년마다 정산하던 장기 경영 성과금을 폐지하고 매년 지급하기로 방식을 변경한 것도 임원 보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박찬규, 최유빈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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