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례 위기가구 선정에도 막지 못한 40대 여성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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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원룸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A 씨.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전북 전주시 40대 여성 사망사건 관련 현황 및 향후 계획'에는 A씨가 2021년 4차례(중앙 3회·지자체 1회), 올해 7월 한 차례 위기 가구 발굴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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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원룸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된 40대 여성 A 씨.
그런데 A 씨는 지난 2년 새 5차례나 위기 가구로 선정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기 가구는 생계나 건강 등의 사유로 지자체의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 가구를 뜻합니다.
■ 5차례 위기 가구로 선정…"작년 11월 이사 뒤 원룸 호수 확인 안 돼"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전북 전주시 40대 여성 사망사건 관련 현황 및 향후 계획'에는 A씨가 2021년 4차례(중앙 3회·지자체 1회), 올해 7월 한 차례 위기 가구 발굴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A씨가 건강보험료를 무려 4년 6개월이나 체납하고, 가스비는 3개월, 공동주택관리비는 6개월, 여기에 통신비까지 체납했다는 위기정보를 입수해 위기 가구로 발굴한 겁니다.
이미 위기징후가 명백했던 상황이었지만, A 씨의 고독사를 막지 못한 이유는 뭘까요?
정부와 지자체 조치사항을 보면 정부는 올해 7월 A 씨를 복지 사각지대 발굴대상으로 판단해 지자체에 명단을 통보했고 열흘 뒤 관할 주민센터에서 복지제도 안내문을 A씨에게 우편으로 발송했습니다.
다음 달인 8월에는 주민센터 직원이 A 씨의 휴대전화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통화까지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주민센터 직원은 같은 달 A 씨의 주소지로 직접 방문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원룸 몇 층 몇 호에 사는지 확인이 어려워 만나지 못했습니다.
작년 11월 A 씨가 현재 거주지로 이사했는데 행안부로부터 입수한 주소지 정보에는 원룸의 구체적인 호수 정보가 없었던 겁니다. 통상 원룸 같은 다가구는 공식 주소에 동호수까지는 기재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후 A 씨가 세상과 연락한 마지막 기록은 지난 3일입니다. 이날 A 씨는 집주인과 통화했는데 그로부터 닷새 뒤 집주인의 신고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집주인의 신고 전까지 지자체는 끝끝내 A 씨와는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집배원이 위기 가구에 복지 정보가 담긴 등기 우편물을 배달하며 생활실태를 확인하는 복지 등기 발송을 의뢰했지만, 이미 A 씨는 숨진 뒤였습니다.
■ 복지부 뒤늦게 대책… "동·호수 기입 강화해 제공"
A 씨의 상황이 알려지자 복지부는 긴급 대책을 내놨습니다.
복지부는 어제(12일) 조규홍 장관 주재로 '사각지대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 다가구 주택의 동·호수 기입을 강화해 해당 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받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다가구주택의 전입신고 시에는 동·호수 기재 의무가 없어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도 자의로 정보를 적지 않은 위기 가구의 세부 주소를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등록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입신고시 동·호수를 의무 기입하도록 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 지난해 '수원 세 모녀' 사건 이후 대책에도 비극 못 막아
'수원 세 모녀' 사건을 계기로 지난 3월에도 소재 파악이 필요한 위기 가구의 휴대전화 번호를 통신사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보장급여법이 통과됐지만, 이번 비극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휴대전화 번호 요청·제공 절차와 방법, 통지 등 세부방안을 규정한 시행령이 오는 29일부터 시행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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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아 기자 (gi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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