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해외 유학생의 정착, 따듯한 공동체 형성을 통해서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2023. 9.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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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최근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로 많은 걱정이 된다. 급격한 인구 감소는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잃는 심각한 문제이고 지방소멸, 지방대학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미 인구감소의 위기를 겪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선진국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바탕으로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실천하고 있다. 특히, 영국은 2030년까지 60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연 350억 파운드를 투입할 계획이며, 프랑스는 2027년까지 유학생 5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중순 유학생 교육경쟁력 제고방안(Study Korea 300k project)을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 해결하고 우수 유학생 유치를 위해 2027년까지 30만 명 수준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늘리는 것이 그 내용이다. 아울러 교육· 취업을 정주로 연결시켜 지방기업체의 고용문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해결하는 등의 방안도 포함됐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의 해외 유학생 유치를 통해 2012년 대비 2배 가까이 외국인 유학생을 늘렸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질보다 양적 확보에 치중했다는 느낌이 있다.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다 보니 유학생의 수적인 증가는 많이 이루어졌다. 반면 유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정착의 어려움을 가져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행방이 묘연한 불법체류 유학생도 증가했다. 그 인원만 해도 3만 6000여 명에 이른다.

또한 유학생 유치에 있어 지방대학에 입학하는 학생 수(7만 여 명) 보다 수도권 대학으로 입학하는 학생 수(10만 여 명)가 증가하면서 유학생 유치에도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볼 때 향후 5년간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정책을 지방대학 위기 해소 등의 관점에서 몇 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로 유학생들이 국내 대학에서 수월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학에서 글로벌 교육 여건을 적극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유학생들이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가 '언어'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강의에 대한 교육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해외 유학생의 안정된 정착을 위한 따듯한 인간관계의 형성도 중요하다. 멘토링 등 내·외국인 학생이 함께 '따듯한 교육공동체'를 형성해 유학생활의 빠른 적응을 도와야 한다.

두 번째로 자매대학들과의 공동 교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하여 한국으로 입국 전 사전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방안으로 해외 브랜치 캠퍼스를 설치하고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해 일정기간 교육을 시킨 후 국내 대학으로 유치하는 것이다. QS 세계대학평가 50위권에 있는 호주의 모나쉬대학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 브랜치 캠퍼스를 두고, 본교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통해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본교의 국제경쟁력을 활용해 우수한 학생자원을 유치하고 본교와 브랜치 캠퍼스 간의 역할분담을 통해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로 RISE 지산학협력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지자체가 지역대학과 협력해 유학생을 유치하고 지역 기업체와의 산학협력 교육, 인턴십 등을 통해 해외 유학생이 지역에 취업하는 등 정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광역단위의 해외인재 특화형 교육국제화특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유치한 해외 유학생들이 안정된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따듯한 인간관계의 형성이 필요하다. 필자에게 지도를 받기 위해 해외에서 입학한 대학원생들이 초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동급생들과 선배들이 많은 노력을 함께 기울였다. 연구실의 동료들과 함께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나가면서 공동체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심지어는 필자의 아내는 결혼한 유학생들의 부인과 아이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자 역할을 지원하는 등 따듯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한 아이의 성장은 동네 전체가 도와야한다는 말이 있듯이, 해외 유학생들이 정착하고 학업에 열중하고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따듯한 배려가 필수적인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덕성 우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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