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 이진아가 그리는 꿈의 도시…"사랑이 넘쳤으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싱어송라이터 이진아는 올해 데뷔 10주년을 앞둔 작년, 극심한 음악적 슬럼프를 겪었다.
자신이 만든 노래에 대한 만족감과 자신감은 한없이 낮아져 신보 작업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차에 매니저도, 배우자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뉴욕 어느 재즈 클럽에서 만난 할아버지뻘 드럼 연주자의 얼굴에 그려진 미소가 '꽁꽁' 얼어 있던 그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여버렸다.
"맞아, 저렇게 음악 하면 되지!"
장장 약 50일에 걸친 '나 홀로 뉴욕 여행'의 감동은 약 1년 뒤 정규 3집 '도시의 속마음'으로 구현됐다.
이진아는 13일 인터뷰에서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분의 공연을 보고 오니 다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분명 이전에는 내 노래가 별로 좋지 않다고 느껴졌는데, 다시 보니 내 음악이 너무나 좋았다. 이를 토대로 완성한 게 이번 앨범"이라고 말했다.
이진아는 이번 신보 더블 타이틀곡 '미스터리 빌리지'(Mystery Village)·'도시의 건물' 등을 통해 '도시'라는 묵직하고 거대한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꿈을 그려나갔다.
그는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도 좋지만, 여기서 사랑이 더 많은 도시였으면 좋겠다"며 "사랑이 넘치고 마음대로 꿈을 꿀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나도 도시가 좋다. 필요한 것들이 가까이 있고 음식 배달도 잘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가끔은 나도 일탈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이효리 선배님처럼 (제주 등지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곡 '미스터리 빌리지'는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이 도시를 '작은 소녀'를 주인공 삼아 그려낸 노래다. 노래 가사 속 사람들이 저마다 꼭 쥐고 있다는 '신비로운 거울'은 바로 스마트폰을 가리킨단다.
이진아는 "'눈먼 자들의 도시'라는 영화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었는데 인상에 강하게 남았다"며 "모두가 눈을 감고 있을 때 한 '작은 소녀'가 눈을 뜨고 모두를 도와주는 상상을 해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이 휴대전화나 인터넷 등에 휘둘릴 수 있지만 나쁜 가치관에 영향을 받거나 자신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짚었다.
'어서 일어나 잠에서 일어나 눈을 떠봐'라는 부분에서는 재즈풍의 격정적인 피아노 연주가 곁들어지면서 동화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배가됐다.
그러고 보면 이진아는 2013년 1집 '보이지 않는 것'으로 데뷔한 이후 늘 재즈를 음악적 자양분으로 삼아 왔다. 그의 남편 또한 재즈 피아니스트 신성진으로, 이번 3집의 스트링 편곡을 도와줬다고 했다.
이진아는 "음악적으로 그런 것(재즈풍)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며 "워낙 재즈를 좋아하기도 하고, 재즈 음악으로 가요(팝)를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재즈를 친절하고 쉽게 들려드리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뷔 10주년을 맞은 소감으로 "앞으로는 내 부족한 점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놔두려고 한다"며 "재즈 연주에도 욕심이 있어서 재즈 연주곡 앨범도 내고 싶고, 가스펠 앨범도 내보고 싶다"고 했다.
앨범 마지막 트랙 '말'은 소속사 선배이자 스타 부부 이효리·이상순과 협업한 노래다. 이진아의 잔잔한 피아노 선율, 이상순의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에 이효리의 목소리가 조화를 이뤘다.
이진아는 "용기를 내서 (이효리에게) 긴 카카오톡을 보냈는데 이효리 선배님이 '나도 요즘 말이라는 주제로 고민하던 차'라고 답해주셨다"며 "제주도로 내려가 애월 바닷가가 보이는 어느 녹음실에서 이효리·이상순 선배님과 '말' 녹음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데뷔 때부터 제 노래를 듣고 많은 분이 위로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어요. 잠깐이라도 제 노래로 에너지를 내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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