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난' 벤투, UAE 이끌고 코스타리카 4-1 대파…FIFA랭킹 26계단 차이 극복했다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데뷔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UAE(FIFA 랭킹 72위)는 13일 오전(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스타디온 막시미르에서 열린 A매치 친선 경기에서 코스타리카(FIFA 랭킹 46위)를 4-1로 대파했다.
UAE는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카이우, 야히아 알 가사니, 알리 살레, 파비우 지 리마, 야히아 네이더, 알리 살민, 압둘라 이드리스, 칼리드 알 하셰미, 칼리파 알함마디, 칼리드 이브라힘, 칼리드 에이사가 출격했다.
코스타리카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요엘 캄벨, 만프레드 우갈데, 랜달 릴, 알레한드로 브란, 세바스티안 무릴로, 지미 마린, 로날드 마타리타, 프란시스코 칼보, 훌리오 카스칸테, 제프리 발베르데, 케일러 나바스가 출전했다.
전반 16분 만에 UAE의 선제골이 탄생했다. 지 리마의 패스를 받은 알 가사니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화려한 드리블 후 니어 포스트를 향해 슈팅했다. 공은 나바스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곧이어 추가골까지 나왔다. 전반 23분, 알 가사니가 페널티 박스 안 외곽에서 반대편을 향해 길게 올렸고 돌아 들어간 살레가 문전을 향해 패스했다. 이를 카이우가 빈 골문을 향해 가볍게 밀어 넣었다.
전반에 3골 차까지 벌어졌다. 전반 38분, 지 리마가 먼 위치에서 과감한 슈팅을 했다. 공은 상대 선수를 맞으면서 큰 포물선을 그렸고, 골문 상단으로 절묘하게 들어갔다.
후반 들어 UAE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8분, 알 가사니가 네이더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받으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문전에서 골문 구석을 향한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UAE는 후반 19분에 실점을 헌납하긴 했으나, 4-1 3점 차 대승으로 코스타리카를 제압할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7월에 UAE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부임 기자회견에서 "UAE 대표팀은 중요한 대회들을 앞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11월부터 시작되는 2026 월드컵 예선이고,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도 있다. 우리의 포부는 이러한 대회에서 우리의 야망을 성취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UAE 대표팀에 대한 이전의 정보 외에도, 다가오는 기간에 대한 행동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선발 기준은 연령에 상관없이 퍼포먼스와 태도가 기반이 된다는 것을 강조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승리하는 것이 UAE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현재에 집중하고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그리고 과거를 보지 않으면서도 지난 노력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데뷔전 승리를 통해 UAE 팬들을 행복하게끔 만들었다.
벤투 감독은 현역 은퇴 후 2004년 스포르팅 유스 감독으로 지도자 길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2005년 1군 감독이 됐으며 해당 시즌 리그 2위를 기록하며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렇게 재계약 보상을 받게 된 벤투 감독은 2009년까지 몸을 담으면서 타사 드 포르투갈(FA컵) 2회 우승, 수페르타사(슈퍼컵) 2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리그에서는 전 시즌 2위를 기록하긴 했으나, 인정받기 충분한 업적이었다.
그다음은 포르투갈 대표팀이었다. 벤투 감독은 유로 2012 본선 진출, 유로 2012 4강으로 좋은 시작을 알렸다. 그러면서 유로 2016까지 계약을 연장하게 됐는데,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사달이 났다. 부상 병동이란 대형 악재 속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3개월 뒤 유로 2016 예선 첫 경기인 알바니아전에서 0-1로 패배하자 경질되고 말았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처음 맛본 경질.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벤투 감독은 이후 크루제이루(브라질)에서 15경기 4승 3무 8패를 기록하며 약 2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계속됐다. 올림피아코스(그리스)에서는 프런트와 특정 선수를 기자회견을 통해 비난하다가 경질됐다. 당시 구단이 핵심 선수를 팔아버리자 불만을 표한 것이 구단주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2017년에 충칭 량장 징지(중국)에 부임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15경기 5승 2무 8패로 성적 부진이 이어졌다. 그렇게 7개월 만에 다시 짐을 싸게 됐다.
이렇게 4번의 경질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 2018년 8월 대한민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당시만 해도 여론이 좋지 못했다. '여러 곳에서 실패한 감독을 왜 데리고 왔느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더불어 신뢰받지 못한 빌드업 축구, 그리고 2019 아시안컵 8강 탈락 등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다.
그러나 벤투호는 꿋꿋하게 전진했고, 가장 큰 목표였던 월드컵에서 결실을 봤다.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하면서 세계인의 축제를 더 즐길 수 있게 해줬다. 무엇보다도 강팀 상대로도 마냥 물러서지만 않는 축구를 선사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했다. 이렇게 벤투 감독의 계약 기간 4년 반은 '만기'로 끝이 났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 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에 박수받으며 퇴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우리 축구에 대해 믿음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그것에 따라 원칙을 정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축구뿐만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선수들에게 우리 목표를 설명했고, 선수들은 믿음을 갖고 따라왔다"라며 4년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 덕분에 16강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스타일이 이전에는 없었다. 선수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믿음과 목표를 가지고 따라왔기에 가능했다. 종합적으로 선수들에게 축하한단 말을 전하고 싶다. 월드컵에서 보여준 프로 정신과 원팀 정신으로 어려운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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