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여객기 시베리아 들판 불시착..."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침착"
[앵커]
160여 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러시아 여객기가 시베리아 들판에 비상 착륙했습니다.
갑자기 기체에 문제가 생기면서 벌어진 일인데 기적적으로 사망자나 큰 부상자는 없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넓은 시베리아 들판에 커다란 러시아 여객기가 생뚱맞은 모습으로 멈춰서 있습니다.
약 2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160여 명이 타고 있던 우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 기종입니다.
모든 비상구가 활짝 열린 채 공기가 주입된 탈출용 미끄럼틀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펼쳐져 있습니다.
바퀴는 땅에 깊숙이 박혔고 긴 날개에 달린 엔진은 땅바닥과 부딪치기 일보 직전입니다.
새벽 1시쯤 흑해 동쪽 소치에서 출발해 시베리아 옴스크로 가다 5시 40분쯤 들판에 비상착륙한 것입니다.
[알리나 자하로바 / 사고 여객기 탑승객 : 비상착륙을 위해 항로를 바꿨어요. 다들 서로를 쳐다 봤지만,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비행 중 유압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걸 감지한 기장은 애초 목적지인 옴스크에서 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노보시비르스크 공항으로 기수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기름이 충분하지 않아 결국, 들판 위 불시착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알리나 자하로바 / 사고 여객기 탑승객 : 모두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일부는 침착하려고 노력했고 누군가는 울었습니다.]
위험천만한 불시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대형 참사는 피했습니다.
4명 정도만 경상을 입었고, 기체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항공사 측은 정기적인 검사와 유지 보수를 실시해 왔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 항공당국은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지난 1월에도 같은 항로 비행기에서 기술적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한 서방 제재로 최근 러시아 항공업계가 비행기 수리에 필요한 새 부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YTN 황보연 (hwangb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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