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린 김밥, '이 여자' 덕이었다
미국에서 냉동 김밥 제품을 데워 시식하는 영상으로 틱톡 조회수 1100만여회를 기록한 한국계 미국인 세라 안(Sarah Ahn·27)씨가 한식을 알리며 잇달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앞서 미 NBC방송은 최근 미국에서 시선을 집중시킨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 냉동 김밥 열풍'을 소개하면서 이 김밥이 입소문을 타는 데에 안씨의 틱톡 영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유명 식료품점 체인 트레이더 조스가 한국에서 수입해 판매한 냉동 김밥은 안씨가 이 김밥을 먹어보는 영상을 올린 뒤 날개 돋친 듯 판매돼 약 2주 만에 전 매장에서 동났다.
이 영상은 김밥을 좋아하는 한인들뿐 아니라 현지에 사는 다양한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영상에는 안씨의 어머니 남순 안(62) 씨가 함께 출연하는데 딸이 내미는 생소한 김밥 제품에 보이는 솔직한 반응이 재미를 더해 온라인상에서 널리 전파되는 데 한몫을 했다.
어머니는 집 앞 텃밭으로 보이는 곳에서 일을 하다가 딸이 내미는 김밥을 보고 한국말로 "응? 김밥이 이렇게 나와?", "(메이드 인) 코리아?"라며 놀란다. 이어 집에 들어와 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어보고는 다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나쁘지 않은데?", "이게 더 맛있는 것 같아"라고 평하고 안씨가 "한국 마켓(시장)보다?"라고 묻자 "응"이라고 답한다.
사실상 영상 속 주인공은 한국말을 쓰는 순박한 어머니인데 안씨가 세련된 말투와 또렷한 자막으로 어머니의 말을 영어로 옮겨주면서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상에 달린 댓글 4000여개를 보면 대부분 한인 외 미국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김밥에 호기심을 표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마트에서 이 제품을 봤을 때 사기가 약간 두려웠는데 이 영상을 보니 큰 도움이 된다. 이제 한번 사 먹어봐야겠다", "어머니가 맛있다고 하니 믿음이 간다, 내일 먹어봐야겠다"는 등 호의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로스앤젤레스(LA) 옆 오렌지 카운티에서 사는 안씨는 어린 시절 김밥을 싸갔다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미국에서 한국 문화의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전했다.
안씨는 "내가 어릴 때는 친한 한인 친구들만 빅뱅이나 동방신기에 대해 알고 있었고 우리끼리 있을 때만 한국 음식을 먹다가 공공장소에 나가면 다시 '허용되는 음식'으로 바꾸는 식이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한국 영화, 음악 등이 모두 인정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네 체육관에서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의 음악이 나오는 것을 들었을 때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며 "이 모든 것이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K팝 밴드와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한식을 노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한식은 기본적으로 맛있고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한식의 매력을 어필하기는 쉽다"고 강조했다.
안씨의 영상이 인기를 끈 것이 뜨거운 한류의 영향만은 아니다. 그는 2018년부터 한식을 소개하는 블로그 '아니스트 키친'(Ahnest Kitchen)를 운영하며 한식을 알리는 데 앞장서 왔다. 지금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으로도 다양한 한식 요리법을 소개하며 소셜미디어계의 인플루언서로 자리잡았다. 두 곳의 팔로어가 각각 30만명이 넘고 틱톡에서는 게시 영상 대부분의 조회수가 100만회를 돌파했다.
김밥 영상 이전에도 그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된장찌개를 끓여 주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1780만회의 조회수를 올리기도 했다.
안씨가 한식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한때 식당을 직접 운영하기도 했던 요리사 어머니의 한식 레시피를 혼자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서였다고 한다.
그는 "어머니가 만드신 맛있는 음식들의 레시피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특히 전통 한식 레시피가 한국계 미국인들과 그다음 세대 사이에서 사라지거나 잊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내게는 아주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자식들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신, 열심히 일하는 한국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한국인의 뿌리를 기리는 것으로 그분들의 희생에 보답하고 싶다"며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도 내 경험을 팔로워들과 계속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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