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골 폭발’ 일본, 독일 이어 튀르키예도 정복…9월 A매치 2경기 8골로 2연승
[포포투=김환]
일본이 독일전에 이어 튀르키예를 상대로도 다득점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12일 오후 9시 20분(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에 위치한 체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튀르키예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9월에 치른 두 번의 친선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기분 좋게 9월 A매치 일정을 마쳤다.
일본은 코스케, 이토, 마치다, 타니구치, 마이쿠마, 아츠키, 다나카, 케이토, 쿠보, 도안, 후루하시를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일본은 전반 14분 선제골로 앞서갔다. 도안과 패스를 주고받은 아츠키의 왼발 슈팅이 튀르키예 골문에 꽂혔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튀르키예도 선제골을 실점한 이후 반격에 나섰지만 조직력으로 뭉친 일본의 축구는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기세를 탄 일본은 케이토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전반 27분 쿠보의 슈팅이 수비 맞고 나왔고, 이를 케이토가 재차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터트렸다.
이미 두 골을 몰아쳤지만, 일본은 멈추지 않았다. 전반 36분 케이토가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상대 실수를 기회로 연결한 마이쿠마가 공을 갖고 올라간 뒤 케이토에게 보냈고, 케이토는 이 기회를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이자 팀의 세 번째 골로 만들어냈다. 이미 전반전에만 3-0이라는 스코어를 만든 일본이다.
튀르키예도 반격을 시도한 끝에 한 골 만회했다. 전반 43분 튀르키예의 프리킥 상황에서 일본의 골키퍼 코스케가 펀칭 실수를 했고, 이를 카박이 헤더로 돌려놓으며 만회골을 기록했다. 일본은 실수를 범한 코스케를 불러들이고 슈미트를 내보냈다. 일본은 한 골을 허용했지만 전반전을 3-1로 마쳤다.
튀르키예의 반격이 매서웠다. 튀르키예는 후반전 초반부터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더니, 후반 16분 기어코 추격골을 하나 더 뽑아냈다. 후반 16분 일본의 실수가 나왔고, 이를 이르딤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1점 차 추격을 허용했지만, 일본은 침착하게 추가골을 노렸다. 결국 후반 29분 튀르키예의 코너킥을 막아낸 뒤 전개한 역습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교체로 들어온 이토 준야가 마무리하며 튀르키예의 추격을 따돌렸다. 접전 끝에 경기는 일본의 4-2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일본은 9월에 열린 두 번의 A매치에서 각각 4골을 기록하며 2경기 8골 3실점이라는 호성적으로 일정을 마쳤다. 앞서 일본은 독일 원정에서 전통의 강호 독일을 상대로 4-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를 기록하며 승리를 따냈다. 독일의 홈에서 열린 경기였다는 점, 그리고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다시 독일에 승리했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반대로 독일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독일 축구 역사상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3점 차 이상의 패배를 당한 건 이번 일본전이 처음이었다. 카타르 월드컵의 악몽을 지우지 못한 독일은 다시 한번 일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충격에 휩싸인 독일은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최근 성적은 물론 경기력도 좋지 않았던 한지 플릭 감독을 경질한 것이다. 명분은 충분했다. 플릭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했고, 최근 진행되고 있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예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전 패배는 결정타였다. 유로 2024 주최국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독일이다.
독일축구연맹(DFB)는 경기 후 홈페이지를 통해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의 제안에 따라 DFB의 주주총회와 감독위원회는 오늘 국가대표팀 감독인 플릭 감독과 두 명의 코치들을 즉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노이엔도르프 협회장은 “위원회는 최근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인 남자 대표팀에 새로운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 우리는 자국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유로)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 임기 중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나는 플릭 감독과 그의 코치들을 축구 전문가이자 사람으로 소중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DFB의 최우선 과제는 성공이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했다”라며 플릭 감독과 플릭 감독의 사단을 경질한 이유를 밝혔다.
123년 역사상 첫 경질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플릭 감독의 경질에 앞서 “플릭 감독은 일본과의 불명예스러운 경기 이후 퇴출 위기에 놓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되는 건 DFB 123년 역사상 처음이다. 전임자 10명 중 누구도 DFB에 의해 경질된 감독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게 감독 대행을 맡게 된 펠러는 “플릭 감독은 지난 몇 달 동안 지쳤다. 그와 그의 스태프들은 카타르 월드컵에서 탈락한 뒤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불행히도 오늘 우리는 우리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해야 한다. 일본전은 우리가 더 이상 이 상황에서 발전할 수 없다는 걸 분명하게 보여줬다. 난 지난 2월 DFB에 합류한 뒤 플릭 감독을 위해 모든 걸 지원했기 때문에 지금은 쉬운 순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펠러는 “하지만 우리는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며, 우리 모두가 바라는 대회에서 개최국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 그것이 바로 독일 팬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다. 따라서 나는 볼프, 바그너와 함께 프랑스전 한 경기를 일시적으로 맡을 것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팀을 신속하게 재정비하고, 대회를 준비할 감독을 데려오는 것이다. 우리 모두 이를 통해 독일 축구와 국가 전체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길 바란다. 장기적으로 국가대표팀을 우리가 알고 있고, 기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펠러 대행이 이끄는 독일은 프랑스와의 친선전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오랜 무승을 탈출했다. 독일은 토마스 뮐러와 르로이 사네의 득점으로 승리했다.
한편 독일에 충격을 안긴 일본은 월드컵 성공에 이어 자신들의 확고한 스타일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의 목표 역시 내년 1월에 있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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