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강풀 “가족 지키는 부모가 우리의 진짜 ‘히어로’” [인터뷰]

유지혜 기자 2023. 9.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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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 드라마 '무빙'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원작·극본 강풀 작가 "댓글 보는 재미에 푹, 드라마 또 욕심 나요" 1995년부터 28년간 만화만 그린 강풀 작가는 "요즘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최근 '무빙'을 내놓으며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덕분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26년' 등 7편의 웹툰이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강 작가가 직접 극본을 쓴 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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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돌풍 ‘무빙’ 강풀 작가
가족 지키는 부모들이 진짜 영웅
종영 후 계획? 가족 휴가 가야죠
강풀 작가는 “‘무빙’의 시즌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 중”이라면서도 “일단 휴가 먼저 다녀오겠다”고 웃었다. 사진제공|디즈니+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디즈니+ 드라마 ‘무빙’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른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김성균 등이 초능력자로 변신해 하늘을 날거나 콘크리트 벽을 단번에 부수며 액션을 펼친 덕분만은 아니다. 초능력을 물려받은 자식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세상의 날 선 시선을 받을까 봐 두려워했던 이들의 절절한 삶이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어렵게 초능력을 감추고 살던 주인공들이 다시 초능력을 발휘하는 단 하나의 이유도 가족이다. 이들은 아이들을 위협하는 세력이 나타나자 주저 없이 숨겨둔 능력을 꺼내 공격을 퍼붓는다. 원작이 된 동명 웹툰에 이어 극본을 쓴 강풀(강도영·49) 작가와 괴력의 소유자 이재만 역을 맡은 김성균(43)은 “나도 아이를 키우는 ‘아빠’이기에 누구보다 그들을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다.

●원작·극본 강풀 작가 “댓글 보는 재미에 푹, 드라마 또 욕심 나요” 1995년부터 28년간 만화만 그린 강풀 작가는 “요즘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며 웃었다. 최근 ‘무빙’을 내놓으며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덕분이다. 전에는 보지 않았던 댓글을 아침에 눈 뜨자마자 확인하고, 드라마가 공개되는 매주 수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난달 9일 1∼7회를 처음 공개하는 전날에는 잠이 안 왔어요. 살면서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어요. ‘만화나 그릴 것이지 꼴값 떤다’는 말을 들으면 어떡하나 싶었죠. 하하!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놨어요. 지금도 댓글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26년’ 등 7편의 웹툰이 이미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지만, 강 작가가 직접 극본을 쓴 건 처음이다. 2015년 2월부터 9월까지 연재한 웹툰을 드라마로 옮기면서 그는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원래는 영상화에 간섭 안 하기로 유명했어요. 그런데 이야기가 축약되는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었죠. 제 만화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들에 ‘가장 큰 적(敵)은 강풀 원작’이란 평가가 따라오니 솔직히 속상했어요. 이번엔 초반 4부를 보고 ‘좀 더 천천히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는데, 마침 제작진이 대본 작업을 제안해 줘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모험도 따랐다. 숏폼(10∼20분가량의 짧은 영상)의 강세 속에서 20부작을 고집했고, 고교생 초능력자인 신인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의 분량을 초반 7회에 몰아넣었다. 강 작가는 “연출자 박인제 감독 등 제작진의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돌이켰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만화 그리는 게 제일 낫다고 여러 번 생각했어요. 만화는 나 혼자 그리면 되는 건데, 드라마는 수많은 전문가가 참여하고 자본의 논리가 적용되는 분야잖아요. 부담감이 상당했죠. 아이러니한 건, 그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가 협업하는 즐거움이었어요. 처음으로 의지할 사람이 생긴 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죠. 한번 재미를 맛보니 또다시 드라마나 영화 작업을 해보고 싶어져요.”

다만 드라마가 종영한 이후에는 오랜만에 긴 휴식을 가질 계획이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늘어지게 잠도 자보고 싶다”며 웃었다.

“‘무빙’은 내 가족을 지키는 부모들이야말로 ‘한국형 히어로’라는 마음으로 썼어요. 모든 엄마와 아빠들이 진짜 영웅이니까요.”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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