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포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한국서 8년 만에 역주행 깜짝"[문화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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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는 게 가지고 있는 보편성이 있잖아요. 그게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2008년 미국에서 출간 후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지만 한국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첫 소설집으로 "미국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단편 작가"이자 "미국의 현대 단편 문학의 가장 빛나는 성취"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앤드루 포터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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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작가축제 내한 감사 인사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소설이라는 게 가지고 있는 보편성이 있잖아요. 그게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현대문학 작가 앤드루 포터(51)의 데뷔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특별하다. 이 책은 플래너리 오코너상, 스티븐 터너상, 패터슨상, 프랭크 오코너상, 윌리엄 사로얀상 최종 후보까지 올라 그는 미국 단편 문학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2008년 미국에서 출간 후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지만 한국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2011년 국내에 출간됐지만 바로 절판이 됐다. 하지만 2019년 김영하 작가가 팟캐스트에서 이 책(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소개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재출간되면서 그의 이름이 한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8년 만에 역주행한 셈이다.
최근 한강 노들섬에서 열린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내한한 그는 뉴시스와 만나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독자들이 생기고 나를 찾아주는 건 이례적이고 정말 깜짝 놀란 일"이라며 "한국 독자들에게 감사하다"고 먼저 인사를 전했다.
작가는 "김영하 작가가 제 소설을 추천하고 인기를 얻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면서 "그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의 번역본을 제주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제 팬이 보내줘 읽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앤드루 포터의 소설집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록된 10편의 단편 모두 화자가 '나'라는 점이다. 나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과거의 어느 시점을 회상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포터 작가는 자신의 단편소설에서 중요한 요소로 "기억"을 꼽았다. 그는 "앞서 지난 주말 작가축제 프로그램에서 만난 은희경 작가도 공감했지만 소설을 쓰는데 '기억'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기억이라는 건 현재와 과거를 잇는 중요한 매개체이고 이 때문에 상황을 연출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며 집필 방식을 설명했다.
"1인칭으로 소설을 쓰는 이유도 어쩌면 기억 때문입니다. 제 경험이나 어떤 이미지에서 연상된 것을 이야기에 대입해서 많이 쓰거든요. 소설은 물론 허구적이지만 '나'라는 존재는 이런 기억과 감정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가장 좋은 표현법이라고 생각해요."
첫 소설집으로 "미국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단편 작가"이자 "미국의 현대 단편 문학의 가장 빛나는 성취"라고 평가받고 있지만 앤드루 포터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한국 출판시장과 마찬가지로 "단편소설보다는 장편소설을 선호하는 독자가 더 많다는 사실" 때문이다.
그 또한 장편소설 '어떤 날들'을 통해 장편에 도전하기도 했다. "물론 단편소설이 주특기인 것 같다"는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생계를 위해서 혹은 더 많은 독자와 만나기 위해서 장편소설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작가들도 한국과 비슷한 환경에서 집필한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소설을 쓰는 것만으로 생계 유지는 쉽지 않다"는 그는 자신도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 없이 소설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전업 작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물론 스티븐 킹 같이 아주 극단적인 성공 사례도 미국엔 존재하지만요."
포터 작가는 한국 독자들의 SNS에 불쑥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글로 남긴 책에 대한 서평에 직접 댓글을 다는가 하면 한국 독자의 메시지에 답장하는 일도 자주 있다.
그는 "코로나19 기간 중 한국 독자들이 내 책을 많이 읽고 SNS에 글을 남기는 걸 봤고 그들과 소통하는 게 즐거웠다"며 "요즘은 번역 기능이 워낙 좋아 문제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한국엔 언제든지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SNS로만 봤던 한국 독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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