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여행객 30% "국경절에 해외로"···韓관광 액티비티 늘려 매력발산
中 국경절 맞아 해외여행객 급증 전망
韓·태국·대만·일본 상위 여행지 꼽혀
"아웃바운드 잠재력 커···파트너에 기회"
韓여행업계도 '200만 유커 유치' 목표
쇼핑보다 체험 위주 '양질 패키지' 선봬
이달 말 중국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앞두고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돼 국내 여행사는 물론 중국 온라인여행사(OTA)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한국·미국·일본 등에 단체관광을 허용해주면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데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OTA인 트립닷컴그룹은 중국 아웃바운드(중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에서 외형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한국을 비롯해 각국 호텔 등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중국 단체관광객을 잡기 위해 한국 여행 업계도 인프라 개선 및 상품 개발에 분주한 모습이다.
트립닷컴그룹은 이달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인비전 2023’ 행사에서 “하반기 여행 의향이 있는 중국인 10명 중 7명이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트립닷컴그룹은 씨트립·트립닷컴·스카이스캐너 등을 포함한 회사로 익스피디아그룹(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 등), 부킹홀딩스(부킹닷컴·아고다 등), 에어비앤비 등과 함께 글로벌 OTA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인비전 2023은 전 세계 호텔·철도·항공사 등 파트너사 600여 명이 참석해 엔데믹 후 해외여행 시장을 전망하고 향후 사업 계획을 공유하는 행사다. ‘여행의 미래를 항해하다’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제인 순 트립닷컴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노동절(5월 1일) 기간 국제항공편의 예약이 2019년 대비 40% 성장했는데 다가오는 국경절 연휴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중국 아웃바운드에서 커다란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공동의 기회를 포착하고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립닷컴그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여행객의 70% 이상은 올해 하반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32%는 올 가을 혹은 국경절 기간에 해외여행을 갈 생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 지역으로는 태국·대만·일본·한국·싱가포르·프랑스·미국 등이 꼽혔다. 트립닷컴의 레이 첸 숙박 부문 CEO는 “중국인 여행객은 2019년 대비 2~3배 높은 해외여행 의향을 보이지만 아직 단체관광, 비자 정책으로 인해 완벽하게 회복되지는 않았다”며 “현재까지 중국의 아웃바운드는 50% 정도 회복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한국을 포함한 78개국에 대해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세 번째 조치로 올 1월 20개국, 3월 40개국에 단체관광의 빗장을 풀어줬다. 내수 파급효과가 큰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단체관광 허용 국가가 대폭 늘어난 데다가 국경절 등 휴일이 이어져 있는 만큼 해외여행을 가려는 중국 여행객의 증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트립닷컴그룹이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사와 제휴·협력을 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둥 탄 항공 부문 CEO는 “앞으로 3개월 (중국인의 해외 항공 수요가) 정점을 찍는 등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비행기부터 기차까지 다양한 교통수단을 공급하는 등 혁신적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립닷컴그룹은 최근 들어 국내 관광 업계 등과의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트립닷컴그룹 소속의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은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보스 라이브 쇼’에서 이달 8일 복합 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와 함께 K호캉스 상품을 판매했다. 부산시는 올 5월 씨트립의 라이브 방송으로 75억 원의 관광 상품 매출을 올렸는데 씨트립은 한국 지자체와의 협력 이벤트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늘길이 점차 정상화될 경우 이 같은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중국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 150만 명을 유치해 올해 중국인 관광객을 총 200만 명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체관광객의 전자비자 수수료를 연말까지 면제하고 쇼핑할 때 세금 환급 절차도 간소화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달 5일 중국 칭다오에서 ‘2023 칭다오 MICE 로드쇼’를 개최한 데 이어 이달 13~15일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도 K관광 로드쇼를 연다.
국내 여행·관광 업계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드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5~2016년과 달라진 여행 상품으로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국내 여행사들은 과거 대규모 중국인 여행객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여행사에 인두세를 주고 중국인 단체를 유치해왔다. 항공료 수준의 여행 경비만 받고 쇼핑만 돌리는 패키지도 다수였다. 이달 7일 216개 중국 전담 여행사들이 부당한 인두세 지급, 과열된 덤핑 경쟁, 쇼핑 강매 등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제주도는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MZ세대 재한 중국인으로 구성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자단을 제주로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글램핑장 체험, 다도체험, 한라산 트레킹 등 체험 활동을 하고 틱톡 등에 공유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중국에서도 MZ세대가 관광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해 쇼핑보다 체험 중심으로 전환됐다”며 “국내 여행사들도 이 같은 트렌드 변화를 담아 코로나 이전과 다른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하이=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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