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자 AG⑥] 신유빈-전지희 앞세운 한국 탁구, 21년 만의 金 도전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탁구가 여자복식 부문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유빈(대한항공)-전지희(미래에셋증권) 등을 앞세워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탁구는 남자 단식, 여자 단식, 남자 복식, 여자 복식, 혼합 복식, 남자 단체전, 여자 단체전의 세부 종목으로 치러진다. 선수단은 남(임종훈, 장우진, 안재현, 박강현, 오준성)·녀(서효원, 전지희, 신유빈, 양하은, 이은혜) 각각 5명씩으로 구성됐다.
한국 탁구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아시아의 전통 강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고, 2002년 부산 대회 이후로는 무려 21년 동안 단 한 개의 금메달도 추가하지 못하면서 자존심이 구겨진 상태다.
한국 탁구는 대한탁구협회를 중심으로 절치부심하며 재도약을 선언, 긴 호흡으로 탁구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최근에는 분명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어느덧 에이스로 훌쩍 성장한 신유빈과 그의 띠동갑 파트너 전지희가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 복식 랭킹 1위인 이들 듀오는 올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전에 진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밖에도 올해에만 WTT 컨텐더 라고스, 컨텐더 자그레브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등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신유빈은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을 포기하는 아픔을 겪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극적으로 출전 기회를 잡게 됐다.
피나는 재활 동안 근력 운동에 힘을 쓴 신유빈은 다치기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느덧 유망주를 넘어 한국 탁구의 에이스가 된 신유빈은 새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베테랑 전지희 역시 경험이 더해지며 농익은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노련한 경기 운영이 신유빈의 패기와 어울려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전지희는 "(신)유빈이와는 2019년 처음 호흡을 맞췄을 때부터 시원시원했다. 그 때부터 이미 서로 마음이 잘 통했고 잘 맞았다"면서 호성적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어 "(신)유빈이가 내게 힘을 많이 준다. 단식에선 내가 중국 선수들에게 밀리는데, 복식에선 (유빈이가 있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온다"며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이제 둘은 상승세를 앞세워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라는 화룡점정을 준비하고 있다.
신유빈과 임종훈(한국거래소)이 호흡을 맞추는 혼합 복식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신유빈-임종훈 듀오는 2024 파리 올림픽 메달이라는 최종 목표 아래 전략적으로 집중 케어를 받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메달에 대한 확신을 높일 기회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대회까지 7회 연속 은메달을 딴 남자 단체전도 금메달을 노린다.
장우진(미래에셋증권), 임종훈, 안재현(한국거래소) 등이 전성기를 맞이한 만큼 성과를 낼 적기라는 평가다.
한국은 2023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 2023년 파리 대회 이후 20년 만에 메달 3개를 수확했다. 대표팀의 전체적인 기량이 올라온 만큼 엔트리 내 누구든 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분위기다.
물론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위협은 역시 홈팀이자 세계 탁구 1강인 '만리장성' 중국이다.
특히 중국의 여자 대표팀은 쑨잉사, 천명, 왕만위 등 엔트리 5명이 모두 세계 랭킹 1위부터 5위의 선수들로 구성됐다.
아시안게임을 2주 앞두고 평창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 대회에서도 중국은 무려 7개의 금메달을 싹쓸이, 최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여자부 왕만위가 3관왕, 남자부 마룽이 2관왕을 각각 차지했다.
21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결국 중국과의 정면 승부를 이겨내야 결실을 이룰 수 있다. 선수들은 그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중국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기도 했던 신유빈은 "최근 중국 선수들과 굉장히 자주 맞붙고 있다. 많이 해볼수록 나도 더 많이 배운다"면서 "그렇게 하다보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다. 열심히 하면 곧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고 더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자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장우진 역시 "한국 탁구가 최근 꾸준히 성장한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아시안게임에서 그 기대가 결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죽기살기가 아닌, 그냥 죽기라는 각오로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다부진 목표를 전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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