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수⑥] '천재소녀→여제' 배드민턴 안세영, AG 金 향해 쾌속 질주
강인한 체력과 단단한 수비력 특장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배드민턴 여자단식 종목에 나서는 안세영(21·삼성생명)에게는 이제 '여제'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성인무대에 진입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린 안세영은 지난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명실상부 최고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제 안세영은 커리어 두 번째로 나서는 AG 무대에서 당당히 금메달에 도전한다.
풍암초등학교 시절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안세영은 이후 중학교를 거치면서 적수 없는 최강자로 명성을 떨쳤다.
광주체육중학교 시절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선정하는 2015년 우수 선수에 뽑히면서 차츰 이름을 알렸고, 2017년에는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단식 부문에 출전해 한국의 혼합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안세영은 그해 밀양 원천요넥스 코리아주니어 오픈 17세 이하 여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대회 5연패 대기록을 세웠다.
중학생 때 이미 성인들을 제쳤다.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단식 부문에서 당시 현역 국가대표이던 이장미(MG새마을금고) 등 성인 선수들을 모두 제압하며 국가대표로 확정됐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거쳐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은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중학생 때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용대(요넥스)의 경우 선발전 없이 '추천선수'로 뽑힌 경우였다.
다만 국가대표로 나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식 8강전에서 탈락하며 국제대회의 벽을 체감했다.
안세영은 좌절을 딛고 일어섰고 2019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단식에서도 9전 전승을 거둔 뒤 그 해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투어 슈퍼 300 뉴질랜드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리쉐루이를 꺾고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BWF 투어 슈퍼 100 캐나다 오픈에서도 우승한 안세영은 한국인 최초로 BWF 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안세영에게는 천재소녀라는 말이 따라 다녔다.
2021년에는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선수가 됐다. 하지만 큰 기대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밀려 떨어졌다.
어지간한 랠리는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갖춰 수비력이 특장점으로 거론됐지만 날카로운 공격이 아쉽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후 국제대회에서도 천위페이와 허빙자오(중국) 타이쯔잉(대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로 대표되는 천적들을 넘지 못하며 '미완의 대기'로 남는 듯 했다.
안세영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겨울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다. 그 결과 기존의 장점이었던 체력은 더욱 향상됐고 스매시에 파워도 붙었다. 훈련의 효과는 곧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초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밀려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일주일 뒤 인도오픈에서 야마구치에 설욕에 성공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후 승승장구였다. 인도네시아 마스터스에서 우승으로 2대회 연속 금맥을 캔 뒤 3월에는 최고 권위의 대회 전영오픈까지 제패했다.
6월에는 태국오픈과 싱가포르오픈을, 7월에는 코리아오픈과 일본오픈을 우승하더니 지난달 세계선수권과 최근 중국오픈까지 올 시즌에만 아홉 차례 금메달을 땄다.
결국 안세영은 그동안 넘기 힘든 벽이었던 일본의 야마구치를 2위로 밀어내고 BWF 랭킹 1위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안세영은 이제 1위 자리에서 아시안게임 우승을 노린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천위페이와 허빙자오가 부담스럽지만 이미 중량감 있는 대회에서 이들을 격파한 적이 있어 금메달에 대한 자신감은 충분하다.
안세영이 이번 항저우 대회까지 우승하면 야마구치와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 등 '빅4' 구도를 깨고 압도적인 '1강'을 구축할 수 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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