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아 보고 싶다' 마요르카, 4G 무승에 이강인앓이..."간절히 그리워하는 중"
[OSEN=고성환 기자] "마요르카는 이강인을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다."
RCD 마요르카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떠난 이강인(22)의 이름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다.
스페인 '마요르카 데일리 불레틴'은 11일(한국시간) "마요르카 팬들은 불안한 출발에 걱정이 많다. 마요르카는 4경기에서 단 승점 2점을 얻는 데 그쳐서 상황이 좋지 않다"라며 이강인의 빈자리를 언급했다.
이강인은 올여름 마요르카와 2년간 동행에 마침표를 찍고 PSG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7월 한국 선수 최초로 PSG와 5년 계약을 맺었다. 등번호 19번을 받은 이강인은 리그 1, 2라운드에 연달아 선발 출전하며 눈도장을 찍었지만, 현재는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모두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발렌시아 최고의 유망주로 불리던 그는 2022-2023시즌 제대로 날개를 펼쳤다. 그는 리그 6골 6도움을 기록하면서 한국 선수 최초로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고, 공격수 베다트 무리키와 좋은 호흡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마요르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왼발 킥과 탈압박 능력은 물론이고 약점으로 지적받던 수비 능력과 피지컬까지 제대로 보완했다. 완성형 미드필더로 성장한 그는 라리가 올해의 팀(Team of the season)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고, 이달의 선수 후보에도 두 차례나 선정됐다. 스페인 '아피시온 데포르티바'도 이강인에게 시즌 평점 10점 만점을 매기며 극찬을 보냈다.
특히 상대를 얼어붙게 만드는 화려한 드리블 능력이 압권이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드리블 돌파 90회를 기록하며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112회)에 이어 라리가 최다 드리블 2위를 차지했다. 유럽 5대 리그로 넓혀도 4위에 달하는 수치다. 게다가 성공률에서는 72.6%로 비니시우스(42.1%)를 압도했다. 그만큼 이강인의 드리블은 반칙이 아니면 막을 수 없었다.
이강인을 향한 러브콜이 쏟아졌다. 지난 1월 그를 노렸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다시 한번 접근했고, 뉴캐슬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원더러스, 아스톤 빌라,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베티스 등이 관심을 보였다.
최후의 승자는 PSG가 됐다. PSG는 이적료 2200만 유로(약 313억 원)를 들여 이강인 영입전에서 승리했다.
마요르카 역사상 최고의 거래다. 이적료 중 20%인 440만 유로(약 63억 원)는 이강인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마요르카는 2년 전 공짜로 영입한 그를 팔아 1700만 유로(약 243억 원)가 넘는 거금을 얻게 됐다. 마요르카는 선수 판매를 통해 이보다 많은 금액을 챙긴 적이 없다.
이강인도 대박을 터트렸다. '컬처 PSG' 등 프랑스 매체들에 따르면 이강인은 5년 동안 연간 400만 유로(약 57억 원)를 받는다.마요르카에서 받던 연봉 50만 유로(약 7억 원)의 8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강인은 이적 보너스 440만 유로에 매년 400만 유로까지 가져가게 됐다.
아름다운 이별을 한 이강인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요르카에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스페인어와 한국어로 "마요르카 팀 그리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 2년 전, 마요르카 섬에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도착했다. 그리고 결국 클럽과 함께 저희 모두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제가 클럽과 함께 공통된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기뻤으며 함께 승리한 기억은 언제나 제가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이강인은 "선수들과 팀 그리고 팬들이 함께 모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고, 손 모시에서 저를 항상 응원해 주신 팬들 덕분에 저는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으로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라며 "마요르카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명히 믿기에 좋은 마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겠다. 이곳에서 보낸 모든 날을 잊지 못할 것이다. 마요르카 화이팅!"이라고 인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마요르카는 올 시즌 초반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개막 후 리그 4경기를 치렀지만, 2무 2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4경기 3득점으로 경기당 1골도 안 되는 빈공이 발목을 잡고 있다. 순위도 20팀 중 17위로 강등권 바로 위다.
마요르카 데일리 불레틴은 "마요르카의 올 시즌 출발은 지난 31시즌 네 번째로 나쁘다. 팬들은 손 모이스 홈구장에서 거의 200분 동안 골을 보지 못했다"라며 "마요르카는 지금까지 무질서했고, 투톱에게 공을 보내는 것 말고는 창의적인 경기 계획이 없어 보였다. 득점보다는 실점을 걱정하는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도 전술로 비난받고 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강인의 이름을 언급했다. 매체는 "마요르카는 지금 파리에서 PSG 전원을 켜고 있는 이강인을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다. 그는 공격진에게 공을 걸러줌으로써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세르지 다르데르를 데려왔다. 다르데르는 지난 시즌 강등된 에스파뇰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중앙 미드필더다. 그는 마요르카뿐만 아니라 FC 바르셀로나, 셀타 비고 등 여러 팀과 연결됐지만, 마요르카가 800만 유로(약 114억 원)를 투자해 그를 낚아챘다.
하지만 이강인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모양새다. 마요르카 데일리 불레틴은 "다르데르는 엄청난 환영을 받기 위해 에스파뇰을 떠나 마요르카에 도착했다. 그는 라리가에서 손꼽히는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고, 새로운 메시아가 될 예정이었다. 슬프게도 그는 감독이 지시한 시스템에 크게 실망했다. 다르데르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강인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무리키도 부진에 빠졌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15골을 몰아쳤지만, 이강인이 떠나자 4경기에서 모두 침묵했다. 무리키는 시즌 전 "이강인이 그립다. 하지만 우리에겐 다니 로드리게스, 마누 모를라네스, 아마스 은디아예가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이강인의 공백이 너무나 뼈아픈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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