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용소방대 회비는 쌈짓돈?' 경찰, 수백만원 횡령 혐의 수사
소방서 "의용소방대 운영 어려워 활동 여부 지속 논의"
"월권 지적 우려"…의용소방대 자체회비 예산 감독 어려워
전국 소방인력의 2/3 차지…활동 수당·자녀 장학금 등 혜택도
수도권의 한 의용소방대에서 회계 부분을 담당하던 간부가 연회비 수백만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의용소방대의 불투명한 회계 처리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의용소방대 전 간부 공금 600만원 유용 의혹
13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전 A의용소방대 간부 B씨를 수사하고 있다. B씨는 의용소방대 회계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지난해 8~9월 2차례에 걸쳐 의용소방대 연회비 600만원을 개인용도로 유용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자신이 임대한 전셋집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과정에서 반환금이 부족하자 의용소방대 회비 통장에서 돈을 인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B씨는 같은 해 10월 해당 금액을 회비 통장에 반환했으며, 최근 의용소방대에서 사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용소방대 공금 유용 관련한 고발장이 접수된 건 맞다"면서 "수사 중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관할소방서 "해당 의용소방대 운영 정지 논의"
해당 의혹은 올해 초 회계업무를 이어받은 후임 간부가 법인계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A의용소방대장은 전임 소방대장 시절 벌어진 일이고 B씨가 유용한 공금을 반환한 데다 의용소방대에서 사퇴했기 때문에 문제 삼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후 A의용소방대 내부에서는 회계 불투명성과 관련한 갈등이 증폭됐고 결국 소방대를 탈퇴하겠다는 대원이 급격히 늘었다.
이와 관련해 관할 소방서는 A의용소방대의 운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소방서는 공금을 유용한 사례가 발견된 이후 이를 둘러싸고 의용소방대장과 간부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의용소방대를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해당 의용소방대는 수개월 간 활동을 하지 못할 수 있다. 의용소방대 운영 정지 결정은 '1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라는 게 소방 안팎의 설명이다.
"월권 지적 우려"…의용소방대 자체회비 예산 감독 어려워
600만원 공금 유용 의혹이 의용소방대 활동 정지 논의로 확대된 건 의용소방대 운영을 제대로 지도·감독할 만한 법적 근거의 부재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관할 소방서는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도·감독할 수 있지만 의용소방대가 자체적으로 연회비를 모금해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칫 월권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불거진 공금 유용 의혹에 대해서도 '원만하게 해결하길 바란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 의혹으로 야기된 여러 의혹과 갈등으로 의용소방대원들이 대거 탈퇴 의사를 밝히는 등 사태가 커지자 상황이 급변했다. 관할 소방서는 자체 모금한 연회비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지만 대원이 빠져나가는 건 감독하겠다는 것이다.
의용소방대 자체 예산 집행이 투명하지 않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올해 4월에는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내부에서 불투명한 회계 처리와 독단적인 예산 집행, 감사보고서 조작 등 여러 의혹이 제기돼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집행부가 영수증 처리 없이도 업무추진비 등을 사용할 수 있는 등 회계 처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A의용소방대 관할 소방서 관계자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그동안 해당 의용소방대 운영이 적절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예정"며 "논의를 통해 의용소방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국 소방인력의 2/3 차지…활동 수당·자녀 장학금 등 혜택도
의용소방대는 화재 발생 등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집돼 소방공무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봉사단체다. 전국에 약 10만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소방인력의 3분의2를 차지한다.
봉사직이지만 활동시 여러 혜택도 주어진다. 화재 발생시 출동 명령을 받으면 출동 수당 등 활동비가 지급되며, 임무 수행 중 부상·사망한 경우 조례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3년 아상 활동하면 자녀 장학금이 지원되며, 남성대원은 민방위대 편성에서 면제된다. 심폐소생술이나 생활안전강사 등 전문자격 취득시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
의용소방대 활동에 필요한 피복 등 물품도 지급받으며, 소방 통신시설·소방용 차량·화재진압장비 등을 지자체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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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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