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역대 최대 우려가 현실로… 외국인 2.2조 던졌다

박슬기 기자 2023. 9. 13.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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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역전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지난달에만 2조2000억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9~20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미 금리차가 2.25%포인트까지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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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한·미 금리 역전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까지 벌어진 가운데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지난달에만 2조2000억원 이상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9~20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미 금리차가 2.25%포인트까지 벌어지면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외국인 주식, 채권 투자자금은 각각 9억1000만달러, 7억9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자금이 총 17억달러(약 2조2520억원) 빠져나간 것이다. 올 2월부터 '사자'를 유지했던 외국인들이 지난 1월(-3억4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한 모습이란 진단이 나온다.

앞서 연준은 지난 7월 25∼26일(현지 시각)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0.25%포인트 올렸다. 한국(3.50%)보다 2.00%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달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출로 돌아선 원인을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보다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른 투심 약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론적으론 한미 금리 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따라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지지만 한은은 "한미 금리 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고수해왔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과거와 다른 만큼 '한미 금리 차 확대=자금 이탈' 공식이 시장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지난달 2조2000억원 이상의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이 빠지면서 한은으로선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연준이 19~20일(현지 시각)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금리차는 2.25%포인트까지 벌어져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흐름이 거세질 수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이달 열리지 않고 오는 10월19일과 11월30일 두차례 남았다.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에 증가세로 돌아선 가계부채 문제도 있지만 그렇다고 한은이 무작정 금리를 올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저성장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발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어서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31bp(1bp=0.01%포인트)로 전월(31bp)과 같은 수준을 지속했다. CDS 프리미엄은 국가신용도의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측정할 때 쓰인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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