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결과는 내 책임, 천장 부수고 싶다"...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화끈 인터뷰(일문일답)

신동훈 기자 2023. 9.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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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초반 좋은 성과를 내면서 토트넘 훗스퍼 팬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데 인터뷰를 통해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2일(한국시간) 영국 '토크 스포츠'와 인터뷰를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인터뷰 스킬을 알 수 있었다. 토트넘에 처음 왔을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호주에서 보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부임하면서 일본으로 갔고 이후 셀틱에 왔다.

셀틱에 와서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 라이벌 레인저스에 내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트로피를 가져왔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우승을 일궈냈고 스코티시 리그컵 트로피를 들었다. 남은 스코티시컵에서도 우승을 해 도메스틱 트레블을 일궈냈다. 국내에선 오현규를 지도하는 감독으로 이름을 알렸다. 셀틱에서 대성공을 거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으로 왔다. 토트넘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내보내고 대행의 대행이라는 촌극을 겪었는데 결말은 프리미어리그(PL) 8위, 그리고 또 무관이었다. 처참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감독 선임에 열을 올렸다. 율리안 나겔스만, 아르네 슬롯 등과 접촉했는데 모두 무산됐다. 지휘봉을 잡은 인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었다.

전임 감독들에 비해 이름값도 낮으며 셀틱에선 성공했지만 유럽 빅리그 무대 경험이 전무한 인물이라 의구심이 컸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 전력 공백이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제임스 메디슨, 마노르 솔로몬, 미키 판 더 펜,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을 영입해 젊은 팀을 만들려고 했다. 파페 마타르 사르, 데스티니 우도지 등 젊은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려는 모습도 있었다. 완성도 있는 공격 축구를 이식해 시즌 초반 성과를 내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토트넘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히샬리송은 아쉽긴 해도 케인이 빠진 상황에서도 공격력이 유지되고 있으며 전체적인 경기력도 훌륭하다.

인터뷰 능력도 뛰어나 더욱 신뢰감을 줬다. 이번 인터뷰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 온 과정과 시즌 초반 평가, 선수에 대한 이야기, 앞으로 포부와 신념 등을 자세하게 이야기했다.

['토크 스포츠'가 공개한 포스테코글루 감독 인터뷰 일문일답]

- 프리미어리그(PL)는 상상한 것과 같았나?

기대하는 것과 내가 실제로 맡은 역할과 하는 역할은 같다. 내 앞엔 도전뿐이다. 전 세계 사람들이 PL에 열광하고 있는데 PL 팀도 결국 축구 팀이다. 내가 호주, 일본, 셀틱에서 한 것처럼 해왔던 일을 하는 것이다.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건 매우 좋다. 지금까지 정말 즐겁다.

- 크게 놀란 점이 있나?

놀랄 일은 없었다. PL 축구도 축구다. 예상대로 도전을 하고 있다. 어느 팀에 가든 내가 있어야 하는 이유가 도전이다. 우린 아직 시작 단계다. 고무적인 출발을 했어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 토트넘에서 도전을 선택한 이유는?

난 도전을 좋아한다. 내 경력 내내 도전을 했다. 매 단계마다 성공에 힘입어 전진을 해왔다. 도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건 감동적인 일이다. 도전을 하기 위해선 제안이 와야 한다. 이후에 그 도전을 하는 팀이 어떤 상황인지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토트넘은 분명 세계 최고 클럽인데 오랫동안 성공하지 못했다. 그게 원동력이었다. 그런 도전에 임할 때, 원하는 게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영향을 미치고 족적을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클럽이 성공을 오래 거두지 못했고 지난 시즌 특히 부진을 겪었다는 사실 말이다.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 도전이란 무엇일까.

도전은 어느 팀을 가나 동일하다. 매주 팬들과 선수들에게 흥미를 제공할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 또 팀에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축구를 하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토트넘을 성공으로 이끌고 싶다. 그리고 흥미로운 축구를 하고 싶다. 변하지 않는 부분이다. 승리를 위한 승리는 추구하지 않는다. 그게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축구를 하면 성공과 흥행을 둘 다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탈락을 했는데. 후회를 하나?

아니다. 팬들이 실망을 하는 건 당연하다. 단순한 승리만을 위해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매년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어서 여기에 있다. 거기에서 차이가 있다. 리그에서 10위를 하는데 EFL컵에서만 우승을 하는 클럽을 만들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EFL컵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모든 경기를 이기고 싶긴 하다. 그날 밤에 실망을 하긴 했는데 내게 최종전이 아니었다. 한 순간 승리만 바라보지 않고 무언가를 구축해야 한다. 그게 내 원동력이다. 지속 가능한 성공을 거두는 팀을 만들고 싶다. 매 시즌 기대가 되는 팀 말이다.

- 콘테 감독은 "토트넘은 위닝 멘털리티가 없다"고 하고 떠났다.

이전 감독들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그 사람이 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알 수 없다. 내가 아는 건 내겐 위닝 멘털리티가 있다는 점이다. 호주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승부욕이 대단하다. 위닝 멘털리티는 항상 최고가 되고 싶다는 마음가짐이다. 그건 스포츠인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감정이기에 다른 식으로 발현이 되어야 한다. 승리와 더불어 어떤 식으로 경기를 하는지 중요하다. 승리 이상의 것을 추구해야 하며 그게 나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토트넘에 온 후 그런 위닝 멘털리티에 열려 있었다. 도전을 하면서 넘어질 때도 있을 텐데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때 결국 승리로 도달할 것이다.

- 토트넘에 오기로 결정한 이유와 다니엘 레비 회장과 같은 보드진과의 관계 중요성을 말해달라.

보드진과 관계는 필수적이다.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팀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토트넘은 나와 잘 맞다. 레비 회장이 나와 가기로 한 건, 나의 방향성을 동의했다는 것이다. 내 스타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이제 내게 달려 있다. 여기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다 내 책임이다. 실패를 한다면 클럽 내부 문제가 아니라 다 나 때문이다. 내가 일을 못한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팀 모든 구성원, 팬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것도 내 일이다. 레비 회장에게 요청한 건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해달라는 것뿐이었다. 내가 제안을 수락했기에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어려움도 받아들여야 한다.

- 경쟁이 치열한 PL에서 토트넘은 어느 수준인가?

스스로를 제한하는 장애물을 정할 필요가 없다. 천장도, 바닥도 없는 것이다. 27년 전 감독 일을 시작했을 때 은행원에서 감독이 됐다. 그때 천장이 엄청 났다. 그런 걸 신경 쓰면서 일을 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엄청난 훈련 시설, 경기장, 지원을 갖추고 있다. 성공할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다 갖춰져 있다. 현장에서 가시적으로 표현을 하고 선수들과 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팀을 만드는 게 내 역할이다. 천장이 있다면 부수고 싶다.

- 메디슨의 활약에 신이 나는지?

물론이다. 메디슨을 영입하기 위해 여러 팀들이 경쟁을 했다. 난 일찍이 메디슨을 점 찍었다. 메디슨은 토트넘을 성공으로 이끌 열정적인 사람이다. 지금이 메디슨, 토트넘 모두 성공을 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본다. 메디슨은 손흥민,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더불어 라커룸 리더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난 라커룸에 매번 들어가지 않고 주장단이 들어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분위기가 주를 이뤄야 한다

- 로메로는 좋은 선수인가. 메시가 좋은 선수라고 하던데.

메시와 논쟁을 하고 싶지 않다. 로메로와 훈련하는 걸 좋아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엄청나게 열정적이다. 난 로메로의 그런 점이 좋다. 훈련에서도, 실전에서도 잘한다.

 

- 이브 비수마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너무 잘한다.

특별한 건 없다. 선수에게 중요한 건 환경이다.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후에 감독이나 다른 것들을 비난할 수 있는데 지금은 자신만 바라봐야 한다. 다시 경력을 쌓고 최고 선수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부임했을 때가 A매치 기간이었는데 비수마는 팀에 있었다. 비수마에게 "이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훈련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봤는데 다음 날 바로 훈련에서 지각을 했다. 리더는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이후로 잘 지내고 있긴 하다. 최고가 되려면 어떤 변명도 없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선수에게 달려 있다.

- 이번 달에 북런던 더비가 있는데.

셰필드 유나이티드전이 먼저다. 일단 다음 경기만 생각해야 한다. 북런던 더비는 정말 큰 경기다. 훌륭한 경기가 되어야 한다. A매치 기간을 좋아하지 않는다. 손톱을 뜯으며 선수들이 A매치를 뛰는 걸 본다. 어떻게 되는지 보고 주말에 집중하겠다.

- 성공의 조건은?

토트넘 팬들이 알려줄 것이다. 시즌 말에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

- 셀틱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셀틱에서 마법 같은 시간을 보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셀틱)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토트넘)을 지도하는 사람이 됐다. 꿈을 꾸는 느낌이다. 셀틱에서 2년 동안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평생 함께 할 것이다. 감독을 맡을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셀틱을 추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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