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D-1…애먼 출근길 불편 길어지나

이민하 기자 2023. 9. 13.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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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민영화저지 하나로운동본부 활동가들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철도노동조합 파업 지지와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철도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은 공공철도 확대, 등을 요구하며 14일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반면 정부는 정부 정책을 명분으로 삼는 파업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타협 없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양측이 좁히지 못하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번 총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철도노조는 14일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하고,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대응을 보면서 2차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철도노조 총파업은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철도노조의 총파업 요구사항은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성실 교섭 촉구·합의 이행 요구 등이다. 공공철도 확대에 따른 세부 요구사항은 수서행 고속열차(KTX) 도입, KTX와 수서발 고속열차(SRT) 연결 운행 및 운임차이 해소, 코레일과 에스알(SR) 통합 등이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SR이 지난 1일부터 SRT 노선 중 경전·전라·동해선을 확대하고, 주중 경부선 운행은 축소하면서 수서~부산 노선에 좌석 부족 사태가 빚어졌다. 하루 최대 4920석이 감축된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와 대전은 평균 1054석, 호남선은 월요일과 토요일 410석 좌석이 줄었다는 게 철도노조 측의 설명이다.

철도노조는 특히 수서역을 기점으로 하는 SRT와 서울역 기점의 KTX를 '분리 운영'하는 게 철도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며 '수서행 KTX' 운행을 주장한다. 철도노조 측은 "진정 시민의 편리한 열차 이용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수서행 KTX를 운행해 열차 대란을 해소해야 한다"며 "지난 1일 증편한 부산~서울 KTX 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변경하면 좌석 부족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수서행 KTX 운행, 코레일-SR 통합 요구 등 정부 정책을 명분으로 하는 파업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규정했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철도노조가 불법 파업을 강행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의 요구는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철도 민영화' 주장은 정부 차원에서 전혀 검토한 바 없는 내용으로 이에 대한 주장은 억측에 가깝다는 것이다. '철도 통합'에 대해서는 노조도 참여한 거버넌스 분과위원회에서 2년여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에 현행 공기업 간 경쟁체제를 유지하게 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과거 보수 정권 때처럼 이번 총파업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철도노조 측은 1차 총파업은 경고 차원으로 이후 진행 과정에 따라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10년간 철도노조 총파업은 2013년 12월(파업기간 23일), 2016년 9월(74일), 2019년 10월(4일), 2019년 11월(5일) 등 네 차례 있었다. 전 정부에서 있던 두 차례 철도노조 총파업은 SRT 통합, 임금정상화, 4조2교대 인력충원 등이 요구사항이었으며 최장 닷새를 넘기지 않았다.

반면 보수 정권이었던 2013년, 2016년에는 노정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강 대 강으로 맞서며 최장 두 달여간 파업이 진행됐다. 당시 파업 요구사항은 철도민영화 철회(2013년), 성과연봉제 도입 철회(2016년) 등이었다. 파업 종료 후에도 민·형사 소송전, 파업 주동자에 대한 징계 절차 등이 이어지면서 쉽사리 갈등이 봉합되지 않았다.

특히 2013년 총파업 때는 노조원 250여명이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사실 철도체계는 고속철 경쟁체제, 운영과 유지·보수 상하분리 등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며 "강 대 강 구도가 지속하면 과거 총파업 사태 이상의 갈등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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