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없어도 괜찮아'···CJ제일제당의 '종횡무진'
공급가를 두고 쿠팡과 갈등을 빚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연달아 다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배달의민족과도 손을 잡는 등 채널을 다각화하며 플랫폼별 맞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CJ제일제당의 행보에 대한 업계 안팎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CJ제일제당과 배달의민족이 맺은 업무제휴협약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는 제품 기획과 제조에 강점을 가진 CJ제일제당과 데이터·플랫폼 운영·물류 인프라에 경쟁력을 갖춘 배달의민족 사이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또 마케팅과 유통 부문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1차적으로는 B마트 내 CJ제일제당 전문관이 설치돼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배민 '대용량특가' 입점을 통해 소상공인 대상 기업간 거래를 선보이는 등 수요자들과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사는 배달 플랫폼에 적합한 전용 상품을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아직 협업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상품군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채널 특성에 맞는 신제품은 이용자들의 구매를 쉽게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앞서 CJ제일제당은 컬리와 '향긋한 골든퀸쌀밥' 햇반 제품을 공동 개발했는데, 출시 3주만에 초도물량 7천세트가 완판됐다. 컬리에서 인기를 끌었던 국산 쌀 품종인 골든퀸 3호와 CJ제일제당의 기술력을 결합했더니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것이다.
이번 협약도 '배달커머스 전용 상품 개발'에 방점이 찍혔는데, 배달의민족에게는 전용 상품을 통한 구색 확장으로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할 수 있고, CJ제일제당에게도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플랫폼 성격에 맞는 전용 상품을 같이 개발하고, B마트의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CJ제일제당 제품들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함께 기획해서 개발이 되는 대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플랫폼 맞춤형 전략은 최근 CJ제일제당이 펼치는 채널 다각화 방식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부터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CJ제일제당의 브랜드 매니저와 신세계 유통 3사의 바이어가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신세계가 보유한 광범위한 고객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 만두·국탕류·밀키트 등의 제품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이커머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네이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포털 특성상 이용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네이버에서 주기적으로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해 판매를 늘리고,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개시하며 배송 속도의 약점을 보강하기도 했다. 이달 1일부터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전용관에도 합류해 회원 대상 온라인 최저가 판매를 실시하는 등 네이버 충성 고객들도 유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유통 채널을 새로 개척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지만, '반쿠팡 연대'의 선봉으로 여겨지는 CJ제일제당의 최근 행보는 아주 발빠르다는 생각"이라며 "양측의 갈등이 더 확산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특정 경로에만 의존하지 않으려는 행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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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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